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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희 Dec 07. 2020

짐을 싸는 일

출산가방을 챙기며

지금 '여기'에서  어느 날의 '저기' 향해야  , 우리는 짐을 싼다.

살면서 숱하게 짐을 쌌다.

부모님 곁을 떠나 학교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했을 ,
오랜 학교생활을 마치고 취직을 했을 ,
결혼을 하고 독립한 가정을 꾸렸을 ,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여행을 떠났을 .

짐을 싸는 이유도, 떠나고 향하는 곳도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모든 짐싸기의 주인공은 언제나 오롯한 나였다.

나는 나의 행복과 편의를 위해 짐을 쌌고, 부족한 것을 더해넣었다.

내가 원하는 바에만 충실한다면 짐싸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저 설레고 두근거리는 과정이었을 .

임신 35주차, 출산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짐을 꾸리던 내가 아이의 짐을 함께 채워 넣는다.

베냇저고리, 손싸개, 발싸개, 아기로션 .
내가 고른 모든 것들이 아이에게  맞을지,  부족하진 않을지 고민스럽고 어렵기만 하다.

아이와 함께 주인공이  일상은 분명 새로운 설렘과 두근거림을 선물해 줄거라 믿는다.

그래서 , 조금은 버겁고 어려워진   싸기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임해보려 한다.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또 차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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