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희 Jul 08. 2021

당신을 듣는 시간

눈을 떠서 잠드는 순간까지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듣는다.      


빗소리, 윗집 아기 쿵쿵 뛰는 소리, 음악소리 같은 현상으로서의 소리부터 

칭찬, 호통, 잔소리같은 말들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우리는 들음으로 자라나 지금의 우리에 이르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성격과 취향 역시 들음에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는지도.      


이렇게 듣는 것이 우리를 만들고 다듬어간다면

우리는 무얼 듣고, 또 어떻게 들어야 할까. 

우리는 무얼 듣고 싶은 걸까. 

우리는 잘 듣고 있는걸까.      


나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나의 들음을 점검해보기로 했다. 

나의 늘 함께인 당신, 어쩌면 내게 당연한 존재인 당신을 나는 잘 듣고 있었을까.      


듣는다는 건 단순히 ‘감각기관을 통해 소리를 알아차리는 것’ 이외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 ‘받아들이는 것’,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 ‘이해하는 것’, ‘효험을 나타내는 것’ 등의 사전적인 정의를 가지고 있다.      


당연한 듯 무심했던 당신을 듣고 싶다.      

당신의 웃음 소리를, 당신의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당신의 즐거움과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당신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당신이 당신으로 온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에게 위로의 약이 되어주고 싶다.      


그래, 나는 당신을 잘 듣고 싶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