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일병구하기 영화 후기
전쟁과 인간이란 주제에 관심이 많다는 걸
이제 정말 인정해야한다.
미국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도
한국전쟁기념관&워싱턴메모리얼 이고,
전쟁을 다룬 드라마, 영화에 몰입되는 정도를 볼 때
이건 애정이다.
톰행크스 시리즈 뿌시기 중 피날레는
역시 #라이언일병구하기 아닐까.
아직 한번도 안봤다는 거 실화?
전쟁은 너무도 인간이 가진 명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이다.
"한명의 특정인간을 위해 왜 여럿이 희생해야하는가"
라는 대명제를 가지고 시작한 이 영화의 끝은
"한명을 지키는 게 전부를 지키는 것"으로 끝난다.
흔한 전쟁영화에 철학적 메시지의 존재는
이것이 영화다라는 진한 감동으로 남았다.
인간이 그러면 안되지,
사람이 죽는 것은 슬프다
따위의 애도나 슬픔에 대한 강요는 없었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써
역설적으로 전쟁은 안된다를 보여준
놀라운 휴머니즘 영화.
스필버그의 저력은 이렇구나를
영화 출시 후 10년 뒤에 깨닫는
어리석은 인간이 접니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 와 같은 전쟁영화인데
왜 태극기는 불편했고 왜 라이언은 감동의 도가니였나.
강요하는 사람과 감동을 주는 사람의 차이로 설명하겠다.
내 물건이 좋다고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사람이 있다.
내 물건을 이렇게 쓴다고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같은 물건이라고 해도 보는 사람 입장은 다르다.
강요라는 것이 들어가면 한번쯤 꼬아서 받아들인다.
혹시 내가 속는 것은 아닌지.
내가 필요없는데 저사람 강요에 의해 사는 건 아닌지.
불편한 감정이 생긴다.
저사람이 저렇게 잘 사용하는 거 보니
나도 필요할 거 같네?
그런데 좋다고 하네?
저런 상황에서 나도 쓰면 좋을 거 같긴 하네?
선택은 내몫이네?
전쟁은 슬픈 거고 인간은 존중받아야지.
당연한데 강요받으면 슬픔이 덜하다.
사람이 어제 오늘 죽었나.
그런데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그저 묻는다.
왜 우리가 라이언을 구하러 희생해야하는가.
그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가.
한명을 특정하러 구할 때는 계속 물음표 뿐이던 군인들
최전방에서 격전지를 사수할 때는,
목숨을 내놓은 가장 위험한 순간에서는
역으로 가장 생기있어보이고 의미 있어보였다.
그들은 라이언을 만나고
라이언과 함께 격전지에서 전투를 하며
의미 있는 현재를 살다 간다.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전쟁영화에서 깨닫게 될 줄은 몰랐다.
내기준 인생은 아름다워보다 훨씬 휴머니즘 있는 영화.
전쟁영화에 한 획을 그은 영화로 폄하되선 안되는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