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급 인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해정 Oct 06. 2016

소유의 종말

가지지 않아도 아름다운 것

 10대 소녀라면 누구나 한번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랑 사귀어보는 꿈을 꾼다.
나도 그랬고, 다른 이들도 그랬고 그러고 있겠지.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은
반드시 손에 넣고 소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게 될 거라 믿었지.


어렸을 때는
그냥 지켜보는 것을 못했다.
그래서 늘 병아리들은 일주일을 못갔고
그것을 원래 씨앗이 그런 병아리라 탓했지, 내가 잘못했을 거란 생각 안해봤다.


조금 지나고 보니
백프로 내 잘못이었다.
그냥 지켜봐주지 못한 것.
좋아한다는 이유로 거대한 세균덩어리 손으로 조물거리고 만진 것.
의도는 없었지만 잘못은 잘못이었다.


지나보니 그렇다.
좋다고 다 소유할 수 없고, 소유할 필요도 없다.
그런 상황인 자신을 미워하거나 슬퍼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사실이다. 조금 더 가지고 덜 가질 순 있어도 다 가질 순 없는 것.



예전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알게 되면 만나보고 싶고 친해지고 싶었다. 그들의 좋은 기운을 옆에서 얻고 싶었다. 글 잘쓰는 작가, 연기가 뛰어난 배우, 사상이 즐거운 사업가 등등등
내 인맥 주머니를 화려하게 채우고 싶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들이 글이나 방송, 매체를 통해 전해주는 메시지나 그들의 존재 자체로도 충분히 나는 좋은 기운과 영감을 얻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이 세상에 존재해준다는 자체만으로 고맙고 동질감을 느끼는 것. 요즘말로 리스펙.



평생 만날 일이 없더라도
서로 세상에 존재하며 즐거운 일을 하자
그가 계속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며 나도 더 즐겁고 재밌게, 발전해나가자.


꼭 내가 갖지 않아도 아름답고
보기만으로도 기분 즐거워지는 그런 것들이 세상에 있다.



어찌보면
멀리서 지켜볼 때 더 아름다운 것도 있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원하는 것을 얻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