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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해정 Oct 06. 2016

정보중독

스마트폰 중독의 다른 이름


한시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하는 나는 스마트폰 중독자, 인터넷 헤비유저.



그런데 내가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한 일을 하진 않는다. 나는 그저 인터넷을 켜고 엄청난 정보의 양을 머릿속에 집어넣을 뿐. 그것을 소화하는 건 다른 문제다. 질보다 양. 일단 가득차야 마음이 편하다.



스마트폰 중독은 실상은 정보중독이라 해야 옳지 않을까.



나는 스마트폰이 생긴 이래로 텔레비전에도 영화에도 집중을 못한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수많은 비슷한 사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볼때 스마트폰 하는 사람들. 영화볼때는 억지로 참지만 집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볼라치면 어김없이 내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




친구들과의 메시지보다 집중하는 것은 역시 정보. 글이다. 혹은 짤방. 혹은 동영상. 끊임없이 머릿속에 무언가 넣어야 안심이 된다. 자극적인 소재가 올라오는 인터넷 게시판은 24시간 중 20시간은 상주하는 것 같다. 새로운 글이 없나 늘 탐독한다.




처음에는 이런 내 증상이 활자중독인 줄 알았다. 동영상보다는 글을 선호하고, 끊임없이 무언가 읽으려 하니까.

그런데 오늘 지하철에서 나는 활자중독보다는 정보중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평소 스스로 스마트폰을 오래하고, 쓸데없이 이것저것 게시판을 기웃거리는 나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시간낭비라 생각하며. 그런데 오늘은 무언가 계속 읽으려는 나에게 전자책을 사줘봤다. 그래, 이왕 뭔가 읽으려면 정보나 습득해라.


놀랍게도 평소보다 집중력이 훨씬 높았고 책 내용도 머리에 잘 박혔다. 예전엔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잘 내용이 안읽힌다 생각했는데 스마트폰 생활 8년. 이제 액정으로 정보를 습득하는데 익숙해진 거다.


그리고 평소에 가졌던 나의 죄책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집중만이 남았다.


스마트폰 중독의 핵심은 불안이다.


내가 어디에 속하지 못할 거같은, 소외될 거 같은 불안. 난 여기에 정보에 뒤쳐질거같은 불안이 가장 크다고 본다.


무언가 머리에 꾸역꾸역 넣어야 편하다고 느끼는 뇌. 마치 먹다보면 위가 늘어나서 무언가 음식이 없으면 계속 밥달라고 꽥꽥되는 상태가 되는 것처럼, 뇌의 비만 시대인 것이다.



옥석을 가릴 새 없이 정보를 먹어치우는 정보중독. 뇌 디톡스가 필요한데 실상은 여행에서도 스마트폰은 계속되고...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은

조금 뒤쳐져도 괜찮다는 여유다.


조금 몰라도 되지-


이런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 어렵다.

그래서 디톡스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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