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좀 다른 이들의 실수에 관대한 편이다.
정말로 마음이 넓어서라기보다
그닥 그 실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이고,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별로 없어서다.
머릿속에 늘 잡생각이 많아 복잡하기 때문에
나는 내 머릿속을 간결화하는 쪽으로 발달시켜왔다.
그래서 복잡해질 거 같은 일은
일단 가기 전에 더 생각을 진행하지 않는다.
내 관심사, 커리어에 관련된 것외에는
눈과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편이다.
집중력이 얕은 편이라
겉핥기 식으로 지나쳐서 그럴 수도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지인에게 소개했는데,
그 책의 그림 철자가 틀렸다고 나에게 말했을때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랐다.
첫째로 철자가 틀린 걸 몰랐고 (아직 그부분읽지도않음ㅋㅋ)
둘째로 철자가 틀렸대도 So what?
애초에 외국어 실력으로 그 작가를 좋아한 건 아니었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느낌과 커리어를 가져서
추천한 것인데
엉뚱한 데서 비판이 나오니 당황스러웠다.
차라리 취향에 안맞는다, 나는 별로다 라고
말했음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취향은 다른 것이고
실수는 틀리는 것이니까.
그런 실수가 있음에도
그 작가는 점점 더 성장하고 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일까.
사실 나는 언제나 항상
숲만 보느라 나무를 보지 못하는 우를 자주 범한다.
그런 내 컴플렉스를 그 친구가 건드리게 되어
당황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런 실수를 자주하는 사람이니까.
나는 내가 실수가 잦으니까
타인의 실수에 관대했을지도 모른다.
나도 이렇게 용서(씩이나) 하는데
너는 안한다고?
내가 용서받지 못한 거 같아 괴로웠다.
나의 관대함은
사실 내 모자람에 대한 게으름이었다.
내가 고치기 귀찮고 싫으니까
타인에게도 같이 이렇게 살아버리자는
모종의 압박.
사람은 각각의 행성이며 우주라는
멋진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타인의 관점에는 관대하지 못한 소인배였다.
실수를 하는 사람이 싫은 것도
자기취향과 자기주관이다.
남들이 지나치는 작은 것(철자) 하나도
세심하게 봤기 때문에
지적할 수 있었던 것이니까.
누군가를 그렇게 깊고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일.
나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지금껏 내가 겪어왔던 사소한 분쟁들은
어쩌면 나의 관대함이 원인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