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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sense Mar 09. 2020

함께 분리수거 하기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이 시대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현재 일어나는 상황들이 불안하고 걱정이 많이 되지만 손 놓고 보고만 있는 거 같아 뜨끔하다. 

오래전 거북이의 코에서 빨대를 빼어내는 과정에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로 처음 접한 것 (거북이 구조 영상) 을 비롯해 내셔널지오그래픽 전시에 갔을 때 미세 플라스틱에 중독되고 플라스틱 조각들을 섭취하다 죽은 동물들의 사진 글, 생활의 터전을 읽고 이동하는 야생동물들의 다큐멘터리를 볼 때도 불편한 마음은 여전하다. 

중국에서 한국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더 이상 받지 않은지 몇 년이 흐른 지금 쓰레기, 각종 폐기물들을 처리 못해 창고를 임대해 그곳에 방치하고 도망가는 경우가 TV에 소개되었는데 (한국의 쓰레기산) 이 감당 안 되는 쓰레기들이 결국 몇십 년 후에는 우리가 안고 살아가야 하는 짐덩이가 되는 상황을 예측했다. 

매일의 생활 속에서도 우리들의 행동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동네를 걸으면 볼 수 있는 터질 듯이 욱여넣은 일반쓰레기봉투들, 고작 2인 가정인 우리 집도 며칠만 지나면 분리수거 쓰레기가 쌓일 정도로 생긴다. 이런 게 일상이지만 새삼 놀랄 때가 많다. 

기름이 잔뜩 낀 그릇들을 세정제로 닦으며, 환경에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결국은 어찌할 수가 없어 그 물을 방류하고 마는 나 편하자고 하는 행동들을 제 3자의 시선으로 보고 있자면 스스로 위선이라고 느껴진다.




분리수거 생활화

이기적인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편리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 자연과 생명체들의 안위를 위협하고 병들게 하는지를 생각해보자면 한두 개가 아니다. 물론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건 크지 않다는 건 안다. 정부차원에서 기업차원에서 환경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실천하는 것이 적은 부분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분리수거를 나름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 

우리가 분리수거한 쓰레기들의 단 20%도 안 되는 양이 겨우 재사용되고 나머지는 쓰레기로 분류되어 처리된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분리수거도 잘해야 한다며... (분리수거하는 방법) 용기 내에 묻은 이물질 제거는 물론, 용기와 다른 소재로 만들어진 라벨 등을 제거해야 하는 것 등등... 분리수거도 시간을 쪼개서 섬세하게 해야 하니 좀 이상하다. 

여하튼, 한국의 분리수거 시스템을 내가 바꿀 수는 없으니 번거롭더라도 우선은 최대한 분리수거가 잘 될 수 있도록 협조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귀찮아하는 남편을 위해 열심히 본보기를 보였다. 처음에 남편은 왜 그렇게 까지 하냐며 쓰레기 처리하는 업체에서 알아서 할 거라고 말했지만, 이제는 번거로운 일에 이제는 열심히 동참한다. 근데 왜 남편이 이걸 그렇게 수고스러운 일(불필요한)로 여겼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일반적인 상황이 우리 가정에서 하는 것과는 꽤나 다르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가족들은 분리수거를 1도 안 하고 있다. 남편의 형 부부는 나름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고 했는데, 대부분 가족들은 그냥 한 쓰리기 통에 음식물, 분리수거, 일반쓰레기를 모조리 버린다. 처음 봤을 때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엄마로부터 비닐 쓰레기라도 뭐가 묻었다면 다 닦아서 버리라고 배웠는데 일반쓰레기를 음식물쓰레기를 같이 버리니 정말 많이 놀랐다. 

다행히 말리긴 했지만 남편이 어머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분리수거함을 사주려고 생각했었다. 그만큼 남편도 한국의 분리수거 문화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였다는 증거니 발상의 이유는 좋다고 본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내가 겪어보지도 않은 미국 전역의 가정이 다 이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가정들이 그냥 한쓰 레기 통에 쓰레기를 모조리 버리는 그림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특히 가족수와 잦은 가족모임이 있는 문화권의 가족들의 경우,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일일이 그 많은 설거지 거리나 음식들을 처리하는 건 상상할 수가 없다. (한국의 명절증후군에 대량 설거지도 한몫하지 않을까?) 

남편에게 들은 거지만 축구 콘텐츠 관련 팟캐스트에서 진행자 두 명이 연말 휴일에 대한 얘기를 했다고 한다. 한 명이 일회용품 사용을 남발하는 가정에 대해 비판하자 다른 라틴계열의 진행자는, "본인이 그런 가정에 살면  왜 그렇게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지 알 것이다."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솔직히 미국에 방문해서 가족모임에 가면 쓰레기를 그렇게 버리는 상황에서 죄책감은 느껴도 내가 분리수거를 자청해서 하지도 않고 그렇게 하는 게 편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번거로움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게 고통받을 환경은 무슨 잘못인가 싶다. 그 악순환이 어떤 형태로든 돌아올 텐데 말이다. 

그래서 그나마 분리수거를 하는 한국에서는 아주 쬐~끔 귀찮지만 병뚜껑과 병의 성질이 다른 플라스틱이라면 따로 다 분리시키고 비닐이나 종이 라벨 다 떼네고 물로 헹구고 병, 캔은 물론 비닐도 다 이 물질을 없애서 분리수거한다. 이 때문에 라벨 떼어내기 좋은 세심한 디자인의 상품을 선호하고, 여담이지만 어제저녁엔 자주 먹는 요거트 용기와 종이 라벨을 깨끗하게 떼어내는 방법을 터득해서 기분이 진짜 좋았다.




소프넛 입문하기 & 전해수기 사용하기

소프넛

친구를 통해 소개받고 안지 반년만에 드디어 소프넛을 주문해서 받게 되었다. 엄청 기대가 컸다. 잘 맞으면 식기세척-샴푸-세탁까지 사용해보려고 했다. 진한 소프넛 액을 얻기 위해 대추야자 같은 시큼한 냄새를 참아가며 만들었다. 남편은 냄새가 너무 이상하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래도 천연 세정제이니 좋을 거라며 설득을 했고, 다음날 바로 샴푸를 대신해 소프넛 액을 사용했는데... 

나한테는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다시 농축액을 더부어 감아보았으나... 잘 모르겠다. 물로 헹궈도 깨끗한 느낌이 없었다. 아마 악건성의 두피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좋을 것 같다. 남편도 샴푸로는 절대 안쓸 것 같고... 결국은 그냥 설거지 용도로만 사용해보려고 한다. 이도 잘 안된다면 그냥 원래 하던 데로 세제를 희석해서 사용하는 것도 아주 나쁜 방법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사용하는 세제 한통을 비우면 한번 빨래도 해보아야겠다. 이런 실험정신으로 정진하다 보면 우리만의 방법을 찾을 거라 기대한다.


전해수기

결혼선물로 받은 *우젠으로 소독액을 만들어 사용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간다. 나는 천연 소독액을 만드는 제품에 대해 아주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다. 요즘 난리인 코비드 19 때문에 손, 옷, 공기 중에 자주 뿌려 사용하고 이걸로 행주를 빨거나 배수구에 뿌려 악취를 막고 화장실 청소에도 사용한다. 성분을 알 수 없는 화학물질로 만든 세정, 소독제는 피부로 그 독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환경에 좋을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남편을 설득해 마우스 워시(가글)로도 사용해보자고 했는데, 본인은 그냥 위의 용도로만 쓰겠다고 했다. 남편은 상쾌함을 위해, 나는 세균 소독을 위해 마우스 워시를 쓰기 때문에 목적부터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남편에게 뭔가 제안을 하면 강한 거부감을 보이진 않아서 다행이다. 아마도 둘 다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의 두려움은 없어서인 것 같다. 




편안함 vs 불편함 어떤 게 더 우리에게 좋을까?

나는 보통은 좀 불편해도 저렴하고 합리적이고 건강한 걸 좋아한다. 반면 남편은 편안함을 좀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간편식을 많이 이용하고 있기에 원래 그런 음식에 대해 무한 불신이 있었지만, 남편의 설득으로 몇 차례 국이나 찌개 제품들을 사보았다.

그전까지는 얼리지 않은 제품을 먹었을 때는 별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얼려진 육개장을 빨리 먹으려고 해동을 뜨거운 물로 했는데 저녁식사 직후 위에 통증이 꽤 강하게 왔다. 맵고 자극적이어서 그랬다기보다는 원래 위가 1년 전부터 상태가 안 좋아서 헬리코박터 파이로 균 치료도 받은 상태라 뭔가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쳤거나 정말 해동하는 과정에서 안 좋은 물질이 나와서 위가 민감해 그렇게 즉각적으로 통증을 느꼈을 수도 있는 것 같다. 

이런 경험때문인지 당장의 편안함을 추구하다가 이렇게 아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비슷한 선상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편안함을 추구하다 무고한 자연과 생명들이 고통받고 결국에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쩌면 인류가 불편해지는 게 모두에게 이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계속 우리의 편안함만 추구하다 보면 지구는 병이 깊어질 것이고 누구 말 따라 '인구가 너무 많아서 감축해야 한다.'는 것, 영화 어벤저스에서 타노스가 '인류 반을 죽이겠다.'라고 결심하는 시나리오가 너무나도 납득이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남들에게 강요할 수 없더라도 우리 선에서 재사용이 가능하게 꼼꼼하게 분리수거라도 제대로 해야 될 것 같다. 그리고 계속 작은 불편함(장바구니 사용, 텀블러 사용, 항생제 약이 나 이상한 물질을 바로 물로 흘려버리지 말기, 기름기를 최대한 제거해서 설거지 하기 등등... )을 실천하는 것을 늘려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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