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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orsense Jun 12. 2020

내피셜, 결혼생활은 서로를 끊임없이 설득하는 과정

결혼 2년째에 접어들어 느낀점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보통,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기혼자들이 미혼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충고 혹은 경고를 하는 것 같다. 틀린말은 아닌것 같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인가? 근데 이 견해처럼 노답일까?

서로의 생각이 달라서 갖게 되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난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 우리는 잘하고 있는 걸까?



원효대사 해골물 드링킹 하듯 깨닫다

결혼 1주년을 보내며 글에 썼던 우리가 혼인성사의 증인이 되어줬던 안지 한 달 정도밖에 안된 그 커플과 1박 2일 미니여행을 떠났다. 우리 커플도 그 커플도 두 가족도 무난한 성격이라 그런지 트러블 하나 없이 여행의 반을 잘 보내고 있었다.

(반전을 기대했겠지만 여전히 잔잔바리 한 우리들) 저녁이 되어 고기도 구워 먹고 식사를 마친 후 방에 들어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여자들끼리 모국어로 남편들 이야기를 시작했다. 쿨하게 본인들 앞에서 본인들 이야기를 하니 둘은 카드게임을 하며 또는 산책으로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그녀의 고민의 내용은 ‘내겐 너무 착한 남편’이었다. 들을수록 그녀의 심정이 공감되고 몇몇 갈등의 상황으로 돌아가면서 나타나는 그녀의 감정을 보며 안타까웠다. 그러나 사실 그것 말고는 내가 짧은 시간 본 그는 좋은 점이 훨씬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다소 다르긴 하지만 나는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며 그녀에게 잘할 수 있다며 용기를 주고 싶었다. 그러다 말하면서 스스로 생각이 정리되었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1년 동안 지내오면서 겪은 긍정적으로 변화돼 온 모습이 어떻게 서로에게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말이다.



바꾸려고 하지 말고 설득해보자

바꾸려고 하는 게 일방적인 통보 혹은 강요라면 설득은 상호적이고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을 존중하는 기본 바탕에서 시작된다.

‘설득의 기술’, ‘프레젠테이션 잘하기’ 같은 종류의 자기 개발서에서 나온 내용이 기억은 잘나지 않지만 기본 요지는 청자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되면 감정적이게 되기보다는 ‘상대방을 설득하고 싶어 지고 어떻게 해야 내 생각을 더 잘 전달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해결방안이 나왔고 상대방을 탓하고 애증 하는 감정 소모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것’과 ‘설득하려고 하는 것’은 비슷해 보여도 둘 사이엔 분명 마음가짐에서는 큰 차이게 있다고 확신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설득을 꾸준히 해서 협의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부부사이의 견해차이나 상대방을 괴롭게 하는 습관들에 대해 그러려니 하고 포기하고 이해하려참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훗날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unsplash

서로에게 정중하고 솔직하기

유감스럽게도 배우자에 대한 존중이 없고 들으려고 하는 마음의 자세가 없는 사람과는 솔직히 대화 자체가 성립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기려고 하는 싸움에서는 서로에 대한 존중은 먼 나라 얘기고 서로 물어뜯고 감정을 상하게 하는 거친 언행만 유발할 뿐이다.

나 또한 남편이 내 생각과 다른 방향이거나 오해를 하는 부분에서 조율하는 게 쉽지는 않았고 그 조율해가는 과정에서 많이 좌절했었다. 괴로워하면서도 우리가 왜 뜨겁게 논쟁을 하게 되고 왜 나는 이렇게 화가 나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 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렇게 나와 내가 말하고 반응하는 방식을 계속 경험하고 나서 깨달은 건, 결국에는 나의 감정에 대한 완벽한 파악과 솔직함( 상대에 대한 부분과 나 스스로에게)이 논쟁을 토론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었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자기의 잘못된 부분이나 못난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들으려는 태도도 필요하다. 나는 LTE급으로 '빠른 인정'에 도가 텄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면 나만 더 초라해지고 상대방에게 신뢰를 잃을 수 있는 빌미를 마련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unsplash

그중에 제일은 사랑

서로에 대한 ‘사랑’의 크기가 서로의 다름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조율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다. 안타깝게도 사랑의 크기가 작다면 내 마음과 생각이 어떤지만 주구 장장 풀어놓고 상대방의 얘기를 듣지 못하게 되거나 아예 싸움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마음의 문을 닫는 꼴이 되는 것 같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뜻을 굽히지 않고 이해받고 싶어 하는 고집 센 나와는 달리 절친은 논쟁한 후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화해를 먼저 청한다. 그런 남편의 노력하는 모습에 감사한다. 이게 사랑이 없다면 가능한 일일까 싶다.

그리고 사랑하기에 반려자를 평생 미워할 수 없고 서로에 대한 노력을 끊임없이 할 수 있는 부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우리의 부부로서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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