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 있는 운전을 해도 위험천만한 한국의 운전문화
남편은 미국 큰 도시 주변 위성도시에서 살다 한국에 들어온지라 한국의 운전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편이다.
결혼 전에는 운전할 기회가 여행 갈 때 빼고는 없던지라 한국에서의 운전경험에 대해 별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요새 들어는 자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에 한껏 화가 날 경우가 꽤 생기게 된다.
진짜 내가 봐도 똥매너 한국인 운전자들… 물론 전부 그렇지는 않지만 매너도 없거니와 성질이 불같아서 다들 경적을 울리기 바쁜 거 같다.
한 번은 우리 차가 아주 좁은 골목길로 진입하려는 데 맞은편 상대방 차가 체감상 50km 이상의 스피드로 우리 차와 맞닥뜨렸다. 차 안에는 우리 부부와 7개월 차 아기가 같이 있었기에 남편은 화가 났고, 나는 어이가 없어하는 중이었다. 남편은 참지 못하고 창문을 열고 상대방 운전자에게 직접
“너무 빨리 달려요~”
이렇게 말했다. 그랬더니 그 운전자가
“뭐~어? 뭐~어? x신~~!”
이렇게 말하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살면서 드라마, 영화 볼 때를 제외하곤 욕들을 기회가 흔치 않은데 육성으로 욕을 먹으니 너무 어이가 없었다. 지가 비좁은 골목길에서 과속해놓고 잘했다고 우리를 욕하는 꼴을 자꾸 되뇌어보니 나는 점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처음에 화난 건 남편이지만 내가 옆에서 엄청 씩씩거리니 남편이 더 차분해지는 상황으로 바뀌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에도 계속된 서울인들의 노매너 운전을 보며 남편도 이제는 덩달아 경적을 울리기 시작했다. 남편 운전습관이 한국인화? 서울인화? 되어가는 것 같아 조금은 걱정이 된다. 그래서 매너 없는 사람들을 보면 화는 나겠지만, 직접 대면해서 논쟁거리를 만들지 말자고 타이른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가까이 가면 나한테까지 똥이 튀기니까 말이다. '그냥 똥이구나...' 하는 게 한국의 도로 위에서는 현명한 처사인 것 같다.
나는 장롱면허에 조용한 길목에서만 운전연습을 몇 번 한 것 빼곤 실제 도로에서 운전한 경험이 없기에 도로 위에서의 암묵적인 운전자 간의 예의를 알지 못해 남편이 빵빵 거리는 상황이 생기면 "왜왜? 누가 잘못했어? 뭔 일인데?"라고 늘 물어본다.
이런 나라서 남편은 차라리 연수를 받고 운전하라고 특히 서울에서는 본인이 안심할 정도의 실력이 될 때까지는 운전하지 말라고 한다. 나라고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리 없지만, 자존심보다 내 가족의 목숨이 훨씬 중하고 나 스스로도 한국(특히 서울) 땅에서 차를 몰고 나갈 자신감 또는 깜냥이 아직은 부족한 걸 알기에 알겠다고 말했다.
각자의 인생이 중하고 급박한 상황이라 한국의 도로 위에 무법자가 많은 건 알겠지만, 그걸 안다고 해서 그런 무법자들의 운전습관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교통사고는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서 제발 매너를 지키는 운전자들이 늘어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