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외계인 Aug 09. 2024

쉼1

생리 양이 많다

잠도 많이 잔다


술을 마셨다 

b를 만났다


말을 정말 많이 한다

나는 지금까지 말이 많은 사람들을 주로 만나왔구나

말을 잘 하는, 단어도 많이 알고, 명료한 자기 주장이 있는 사람들을

그래서 내가 말을 많이 해야 하는 관계들이 버겁구나


그의 박사논문 주제

한류를 경유해,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한국에 역수입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라는 민족주의적 정체성이 의도치 않게 옅어지는지에 대해

얘기하겠다고 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신자유주의라는 거대한 망 속에서 결국엔 국가도 상품화 된다는 것

국제시장에서는 '이국적'이라는 어떤 환상을 

한국에서 출판되더라도 소구력이 있을 것 같았다


나도 내 논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항상 움츠러든다

그리고 내 과거 직업을 얘기할 때도 자꾸 거짓말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내가 진짜 그 직업을 좋아했던가? 나랑 그렇게 잘 맞았었나? 그렇게 열정적이었나?

여러가지가 동시에 진실이니까


그런 비슷한 이야기도 했다

2세로 산다는 것, 부모가 영원히 모를 자신의 부분이 있다는 것

온전하게 이해받기, 보다는 상대가 편해 하는 부분을 보여주는, 쪽을 택하는

조금 외로운 길을 택하는 것 같았다

당연하게

그걸 bitter하게 여기는 것보다는 적응하는 것 같았다


cancerous에 대해 얘기하면서 고래 얘기도 했다

그렇게 큰 동물들에게 cancer cell이 생기면 그 cell에 또 cancer cell이 생겨

reddit에서 읽은 걸 그렇게 오래 얘기하는 것도 웃겼고


나보고 관계를 위해 fight 하라고 말했다


내 나이대의 남자애들한테서 찾을 수 없는 full of life한 면이 있다

구겨진게 많이 없다고 해야하나

구김당할 일이 없었던게 아니라

그냥 그걸 무난하게 넘기는 성격으로 태어난 것 같기도 하고


확실히 안정감을 준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6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