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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20. 2021

오피스(Office)와 홈(Home)

분리는 단절이 아닌 균형 잡힌 밸런스로 오래 일할 수 있는 동력 

103번째 에피소드이다.


오늘은 균형 잡힌 밸런스에 관한 이야기다. 우선 최근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그에 따른 작업Tool이 많이 개발되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해졌다. 곧 다가올 위드코로나를 맞이하여 이제는 다시금 출근이 일상화되는 사회를 맞이해야 하기에 이 에피스도를 남긴다. 내가 확실히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정말.! 정말.!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피고라스 법칙보다도 더 진리다. 일을 하다보면 디테일을 쫓아 완벽함을 갖추기 위해서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부족하게 된다. 내 경험을 비추어보면 나는 충분히 워크홀릭이다. 일 중심으로 사고가 돌아가 기계적, 시스템적이라는 평가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모든 포커스가 제때 일을 끝낼 수 있냐가 근본적 사고 체계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일 잘하는 창업자로, 직장인으로 평가받으면서도.. 딱! 두 가지 절대적 원칙을 세운 것이 있다.


첫째는 오피스(Office)와 홈(Home)을 구분하자는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일은 정말 끝이 없다. 끝을 내려고 해도 또, 또, 또 무언가가 눈에 밟힌다. 그러면 퇴근을 절대 못한다. 퇴근을 하고 홈(Home)에 왔는데 내 홈(Home)에 오피스(Office)와 다를 것이 없는 책장과 기기들이 있는 상태라면 그건 절망이다. 아마.. 또 자리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보거나 업무정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한동안 이렇게 살아봤다. 그러니 누구한테 미안해지냐면 "사랑하는 이"에게 미안해진다. 그래서 그 경계를 짓고자 했다. 난 지금도 홈(Home)에 있으면 일하지 않는다. 브런치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널부러져서 자거나 무조건 놀고 쉰다. 그것이 내 철칙이다. 만약에 정말 어쩔 수 없이 일을 해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면 가방을 메고 24시간 카페(코로나 이전 상황)를 찾아 거기서 일을 모두 끝내고 다시 돌아와서 무조건 놀고 쉰다. 이와 같은 '분리'는 단절이 아닌 균형 잡힌 밸런스로 오래 일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일이 내 삶을 모두 잠식할 경우, 그리고 일과 쉼의 경계를 허물려고 할때 과감히 그 경계선을 그어주고 삶을 영위해나가야한다. 그렇지않으면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 엎어지고 만다.


두번째는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 늦게 오는 무조건 전화는 안 받는다는 것이다. 오후6시가 보통 퇴근시간이면 오후7시까지는 상식적인 수준인 것 같다. 그럴 경우가 존재할 수 있으니 받는 편이다. 하지만 그 이상이면 모두 부재중 전화로 변한다. 예전에는 일일히 모든 전화를 받으며 응대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일은 정말 끝이 없다. 절대 끝나지 않는다. 일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 정도가 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내가 쓰임새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다음날 다시 전화가 온다. 그러니 쓰임새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며 산다. 실제로 내 쓰임새를 인정하는 분들은 다음날 반드시 다시 전화가 온다. 그리고 이제는 점차 내 성향을 잘 알기에 이메일로 밤에 남겨두는 분들이 많다. 반대로 내게 다시 연락이 오지 않는 분들이 있다. 난 예전에는 그러한 분들까지 모두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딱! 그 정도인거다. 다 잡을 수도 없고 애써 잡으려고 너무 내 삶을 갈아넣으면서까지 노력할 필요도 없다. 쓰임새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일을 오래하고 싶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을 가장 오래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이든지 오래하다보면 전문가 반열에 오르고 경제적 자유에 가까워진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가 [좋아하고 재능도 있는데 그 외의 업계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다가 결국 그 일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싫어하게 되는 경우]다. 의외로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일을 한다는 건 결국 조직 내로 편입되어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뒤엉킨다는 의미다. 이건 모두 동일하다. 어디서나! 언제나! 어떤 경우에라도! 동일하다. 그저 내가 선택한 분야가 다를 뿐이다. 좋아하는 일이라도 조직 내로 편입되어 일하다보면 질릴 때가 발생한다. 그걸 무조건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래 해야 전문가가 되는데 전문가로 클 수 없다면 나는 그저 한순간 좋아하는 일을 했다가 사라지는 사람이고 만다. 앞서 말했듯이 첫번째, 두번째 원칙을 철저히 지키다보면 사람들이 가끔 핀잔을 주기도 한다. "사람이 말이야.. 가끔은 너무 분리하고 꼿꼿해."


"죄송합니다."고 웃으며 내 갈길을 가지만 속으로는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한다.


'그리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오래 일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일과 삶을 가끔은 분리할께요.'



커피 한잔의 여유

국회와 사회적기업, 스타트업CEO, 변호사(로스쿨준비생)


소개      

김인호입니다. 20대에는 사회적기업가로 살았습니다. 30대에는 국회비서관, 스타트업CEO, 변호사로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40대에는 제 생각을 펼치며 사회를 설득시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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