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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23. 2021

'죽은 자의 집 청소'를 읽고

가족공동체에 관한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해볼 시간

108번째 에피소드이다.


'죽은 자의 집 청소'는 김완 작가님이 고독사 특수청소 사업을 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에세이 집이다. 대학에서 시를 전공한 작가님의 은유적인 표현력이 투여되어 상당히 쉽고 의미있게 읽혀진다. 표지에 '죽음 언저리에서 행하는 특별한 서비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죽음 현장에서 드러난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한 기록을 담담하게 남기면서 '인간의 죽음'에 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철학적인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족공동체는 이미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핵가족화를 넘어선 1인가족, 딩크족은 이미 현실이며 '개인의 행복추구권'에 따라 반드시 존중받아야하는 권리이기도 하다. 다양한 육아출산 정책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프레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구감소는 자명한 길이며 웰빙에서 웰다잉으로는 전환, 그리고 로봇으로 단순노동현장 대체 등을 현실적인 맵을 그려놓고 제시해야 한다. 또 한가지, 가족공동체 형태에 관한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고독사는 상당히 쉽게 일어난다. 고독사의 정의를 내려보면 '고독'해서 사망하는 것이 당연히 아니다. 사망 후 3일 이후에 발견되는 것을 의미하며 자녀가 외국 등으로 이민을 가 살고 있는 경우라면 부모가 고독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모와 자녀 간의 부양의무가 없어진 것이 냉정한 현실이며 법개정을 통해 자녀가 생존해있더라도 기초생활수급 등의 보조금 지급이 가능하게 바뀌고 있다.     

또한 '사회계약론'에 의한 가족형태를 고민해볼 가치가 있다. 남구 대연동에 '모여가'라는 건축물이 있다. 8가구, 30명이 모여사는 형태로 굉장히 의미있게 바라보았다. 어쩌면 노쇠한 부모에게, 자녀보다 근처 이웃이 더 가까운 관계일 수 있다. 이를 '사회계약론'에 의해 가족형태로 인정하고 충분한 사회적자본을 쌓고 응급상황 발생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고독사' 빈도가 누그러드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는 건 냉정한 이성주의다. 이는 이상을 기반으로 하기엔 우리는 '현실'이란 삶을 살고 있으며 '전통'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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