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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Nov 24. 2021

동물권, 향후 주요 아젠다

반려동물이 가족인 시대, 그리고 건강보험과 상속권의 변화

120번째 에피소드이다.


1인 가구는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비혼주의가 증가하며 결혼을 하지 않는 인구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가족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릴 필요가 있다. 앞선 에피소드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사회계약에 따른 가족 형태로 전향적인 방향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법 체계 속으로의 적용과 시스템 정착화가 필요하다. 현재 법적 가족 형태를 취하지 않는 자들에게 복지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 법과 제도도 변한다. 괴리가 생기면 '아노미 현상'이라 불리며 간극 속에서 피해가 속출한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동물권'은 그 당면한 시대에서 가장 핫(hot)하게 떠오를 주요 아젠다로 분류된다.


'반려동물'은 이미 가족의 범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최근 미국에서 반려동물에게 상속을 하여 인정된 판례가 나왔다. '자유'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에서 지극히 상식적이며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반려동물' 시장은 상당히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미용, 음식, 패션 등을 넘어 최근 장례시스템까지 발전하였다. 이미 '인간'이 가진 모든 범주 속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갖추었다. 또한 실제로 '인간'이 '반려동물'에게 투여하는 정서적 의지와 애정은 '가족'과 동일하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나를 반겨주고 아껴주는 '반려동물'은 배신과 반목이 반복되는 '인간'보다 훨씬 더 좋은 가족이 되었다.


특히, '동물권'과 관련된 입법 논의는 절실히 논의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은 대한민국 복지 시스템이 가장 공동체스러우면서도, 그 속에서 개인을 존중하는 혁명적 제도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몸'에 이상이 있다면 보편적인 질병 내에서는 누구나 쉽고 값싸게 진료받을 수 있다. 이는 '동물권' 확대로 인해 동물들에게도 향후 적용될 가능성이 많으며 입법 논의도 활발히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결국 '의료보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금 조성이 최대 이슈인데 생산력이 없는 '반려동물'의 보험비를 누가 낼 것인지가 논쟁 아젠다이다. '인간'은 성인이 되면서 생산력을 확보하고 직업을 가지면서 '소득'이 발생하여 그 부담을 지울 수 있는데 '반려동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그 부담금을 낼 수 있지만 짐짓 우려가 되는 상황을 상기시켜봐야한다. 프랑스에서 긴 휴가철만 되면 길거리에 유기되는 '반려동물'이 많아진다. 자유,평등,박애의 나라인 프랑스에서 아이러니한 일이다. 즉, 말하고자 하는 문제는 '남' 문제일 때는 쉬워도 '내' 문제일 때는 갑자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부담이 늘어날수록 '인간'은 지금과 동일하게 '반려동물'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볼만한 지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족'이라면 재산권과 결부되어야 한다. '상속'은 어찌보면 '인간'이 원초적으로 계속적인 노동을 견디며 할 수 있는 동기부여이다. 내가 쌓은 부를 내 피가 흐르는 혈족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사실. 그를 통해 내 피가 흐르는 혈족이 평안하고 안정적이게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은 '인간'에게 초인적인 능력을 부여한다. '동물권'이 확대되며 직접적으로 이슈 파이팅되는 지점은 바로 '상속권'이다. '반려동물'에게 유언을 통해 실제 재산을 상속하는 사례가 대한민국에서도 발생하고 그 사후관리의 일련의 과정들이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사회분위기로 내재화될 수 있다. 다만, 여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면 이율배반적일 수 있다. 가족과도 같이 소중히 생각한다고 수없이 말은 하지만, 결국 '상속권'에서 배제한다고 선택을 한다면 분명한 넌센스다.


주말 산책을 하려고 동네 공원을 거닐면, 반려동물과 함께 나오는 주민들이 수없이 많다. 확실히 이전과 비교해볼 때 배설물처리를 신속히하는 매뉴얼, 그리고 체계적인 훈련으로 '인간'과 함께 거닐며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는 분위기를 느낀다. '반려동물'은 이미 '인간'과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최근 '애완'이란 표현을 지양하고 '반려'라는 표현으로 굳혀졌다. 일생을 함께 하고 있는 '동물'들은 이미 우리에겐 '소중한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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