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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Dec 24. 2021

넷플릭스 '아케인'을 보며

라이엇게임즈의 야심작, 그리고 패권전쟁 마케팅전략 

132번째 에피소드이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아케인'은 상당한 수작이다. 게임개발 회사인 라이엇게임즈가 만들었다고 보기 힘들만큼 높은 퀄리티와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보여준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보면 스타크래프트도 유사한 영상미를 갖춘 에피소드가 있었다. 짐레이너, 사라캐리건, 제라툴 등 각 종족을 대표하는 영웅들의 에피소드를 미션을 깰 때마다 다음 미션으로 넘어갈 때 볼 수 있어 상당히 흥미를 가지고 몰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임의 장기적 흥행에서 단순히 재미를 넘어서 '세계관' 형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형성된 '세계관'은 유저들에게는 실제 삶의 터전이 되며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을 붙일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된다. 그에 따라 '세계관'은 탄탄해지고 장기흥행 보증수표는 자연스럽게 마련된다.


'아케인'의 최대 강점은 넷플릭스를 통해 송출되었다는 점이다. 자칫 자체 플랫폼을 통해 확산시키려는 욕심을 과감히 버리고 가장 대중적이며 바이럴 파워가 강한 곳을 선택했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는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으나 스타크래프트 접속 후 미션을 클리어 할 때 볼 수 있었으므로 유저가 아니면 접근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에 비해 '아케인'은 리그오브레전드(LOL)란 게임을 접속하지 않은 유저까지 자연스럽게 사로잡을 수 있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한다. 실제로 나는 리그오브레전드(LOL)를 단 한 번도 플레이해보지 않는 비유저로서 '아케인'을 시청하였다. 내가 리그오브레전드(LOL)를 하지 않은 이유는 우습게도 '얼리어답터'가 아니었고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3개의 종족 내에서의 선택하면 되는 문제였기에 리그오브레전드(LOL)가 가지는 100여개가 넘는 '챔피언'의 기능을 다 알기도 귀찮고 그럴 용기 자체가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케인'을 통해 라이엇게임즈는 비유저인 나에게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사람들이 '챔피언'이란 것은 분명히 각인되게 해주었다. 동료 또는 친구들과 PC방을 가서 강제로 앉혀져 리그오브레전드(LOL) 계정을 접속했을 때 '아케인'에서 보았던 '챔피언'들이 있다면 나는 분명히 그것을 선택할 것이다. '아케인'에서 본 그 세계관 속에서 어렴풋이 그들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고 무엇보다도 친근하기에 그냥 선택해보는 것이다. 그게 출발점이다. '낯설거나 어렵지 않다는 진입' 그것이 무관심한 비유저를 열광적인 유저로 만드는 전략이다.


마케팅 관련 대외활동을 하다가 이런 문구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푸쉬(Push)의 시대는 가고 풀링(Pulling)의 시대가 온다." 쉽게 말해서 푸쉬 기능으로 무언가를 우격다짐으로 전달하는 마케팅 방식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끌어당기'는 요소로서 자연스럽게 고객층으로 만드는 것이 자연스럽게, 거북하지 않으며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전략이다. 예로 든 것 광고는 바로 '갈증 해소음료'이다. 거리에 자전거가 서있고 그 자전거 페달을 밝으면 전기가 모아져서 연결되어있는 LED 인형을 춤추게 할 수 있다. 하나씩 사람들이 모여들고 자전거에 앉아 페달을 힘껏 밟으니 땀은 땀대로 나지만 분위기는 흥겹다. 점차 분위기는 고조되고 인형을 춤추게 할만큼 전기가 모여 LED 인형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모든 사람들이 열광하자, 누군가가 등장하여 슥~ 음료 하나를 내민다. 땀이 나고 분위기는 흥겨우니 그때 마신 그 음료의 맛은 꿀맛이다. 그러면서 '갈증 해소음료' 카피가 나오면서 광고는 끝이 난다. 실제로 참가했던 이, 지켜보던 이, 그리고 광고를 지켜보던 이까지 모두 그 짜릿하고 시원한 '갈증 해소음료'가 머릿 속에 각인되지 않았을까?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풀링(Pulling) 된 것이다. '아케인'은 비유저인 나에게 풀링(Pull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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