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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May 24. 2022

주경야독과 짬짬이 전략: LEET

"어쩔 수 없다."는 핑계, 그리고 합리화에 빠지지 않기 

157번째 에피소드이다.


솔직히 오늘은 자기 반성적인 에피소드이다. 올해 초 '생존형 로스쿨 준비기'라는 거창한 구호를 걸고 가끔 짬을 내서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만 본캐와 부캐가 생기면서 그것들을 겨우 허덕이며 쳐내느라 생각보다 법학적성시험(LEET) 공부를 소홀히 했다. "오늘은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내뱉으며 지친 몸을 뉘이는 핑계, 그리고 합리화 속에 빠지고 만다. 어느새 내 캘린더에는 법학적성시험(LEET) 원서접수일이라 써있다.


짬짬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점심시간 또는 밀린 업무를 끝내고 남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하루 목표분량을 풀기 시작한다. 잘게 단위를 쪼개서 푸는데 문장분석력과 이해력을 높이는 연습이 관건이다. 퇴근 후 약속이 없으면 돌아와 자투리 시간에 잘개 쪼갠 문제들보다 조금 더 긴호흡으로 연속으로 풀어나가는 연습을 한다. 이때는 제한시간 내 정확한 답을 찾는 자기 확신력을 기른다. 이것이 '생존형 로스쿨 준비기'의 핵심전략이었는데 업무스트레스, 그에 따른 피로도에 퇴근 후에 와서 고꾸라지고 업무 중 자투리 시간이 생겨도 그냥 앉아서 멍하니 좀 쉬고 싶단 핑계, 그리고 합리화를 이겨내지 못해 가끔은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했다.


누구에게 하소연하기도 좀 그렇고..

너무 24시간 자체를 타이트하게 살아서 그런가? 가끔 이해가 가지 않은 삶의 패턴은, 자주 모임에 모여서 술을 마시는 분들이 계신데 '과연? 그럴 시간이 있는지, 정확히는 그렇게 여유로운 시간이 있기나 한건지?' 선뜻 이해가 가질 않았다. 목구멍까지 숨을 차올라 허덕이며 일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모임을 나간다는 건 적어도 내겐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학원 석사과정을 들으며 주경야독을 했다.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아무래도 로스쿨이란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전문직 사회로 가는 진입통로는 입학자체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여타 대학원과 같이 입학 후 수업을 들으며 졸업논문을 준비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고통이다. 입학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으며 수능 언어영역보다 여러배는 더 어려운 지문들과 마주할 때면 무력감과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십수년 전 수험생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모두 스카이 입학을 목표로 하다가 수험생이 되면 지방국립대만 가도 감지덕지가 된다. 나 역시 그러한 나약함에 빠지곤 한다. 시험준비를 해보면 그 공부자체가 어렵다기보다는 하루 컨디션에 따라 맞고, 틀리고 가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가 하루 기분상태와 직결되는 과정의 반복이니 수개월 동안 우울하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결과를 내기 위해서 하루하루 그 과정 속 들쭉날쭉 기분상태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고 해야 하나? 다행히도 요샌 문장분석력이 향상되어 문제풀이 자체가 두렵기보단 짜릿하긴 하다. 하지만, 이 감정 또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나약한 감정이다.


2년 정도를 보고 있었다.

올해 그리고 내년! 그러면 나도 서른다섯살이 넘기에 더이상 도전보다 현실적 목표 설정을 해야한다. 그래서 나약하게 올해는 연습, 그리고 내년에 본선이란 안일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계속 마음 먹고 있다. 그러기엔 1년의 세월이 너무 텀이 길고 보통 수능준비를 하는 이들이 '안 되면 재수하면 되지'해서 잘된 꼴을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래서 한해, 한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거두자는 목표이다.


과연 올해는 어떻게 될까? 남은 기간이 60여일 즈음 남았다.

60여일즈음부터는 역대 기출문제는 꼼꼼히 다 챙겨보고 가자고 마음 먹고 보고 있다. 사실 오늘도 브런치 글을 쓰고 새벽까진 또 끙끙 앓으며 한동안 기출문제와 씨름을 할 것 같다. 직장인으로서 새삼 어떤 것을 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고있다. 하지만 인생자체가 그랬듯 김인호답게! 정면으로 부딪히고 나갈 뿐이다.


이 악물고 버티기! 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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