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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Jun 25. 2022

15분 단위로 시간 쪼개 활용하기

MBTI를 잘 아는 분에게 꼭 듣는 말, "혹시 극단적 TJ세요?"

163번째 에피소드이다.


브런치 글을 기고하고 나서 가장 많이 쓴 키워드는 '일과 학업을 동시에 잡는 건 어렵다.'였을 것이다. 실제 그 상황을 몸소 겪으면서 '30대 후반 박사라는 것의 진정한 가치', 그리고 '잠은 줄이되 반드시 5km는 면서 체력기르기' 등의 글을 기고하였다. MBTI를 잘 아는 분을 만나면 꼭 듣는 말이 있다. "혹시 극단적 TJ세요?" 그 말을 듣는 이유는 특이한 단어 구사 때문이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10시 7분에 회의 시작할까요?"라고 곧잘 카톡방에 남기곤 하는데 동료들은 가끔 어리둥절하게 묻는다. "10시면 10시고, 10시반이면 반이지, 7분은 뭔가요?" 또는 "제가 약속시간에 조금 늦습니다. 우선 죄송합니다. 4분 정도 늦을 것 같습니다." 도착하고 나면 그 분께서 말한다. "ㅎㅎ 그냥 조금 늦는다고만 말해주셔도 됩니다." 하지만, 난 그게 안된다. 강박관념같이 그게 도무지 어렵다. 실제로 캘린더에는 15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스케줄을 기록해두는 편이다. 보통 15분이 한개의 스케줄이며 개당 30분 내외로 끝내는 것이 정석이다. 1시간 단위로 작성될 경우 끝나고 나서 무리하게 바로 스케줄을 소화하지 않고 15분 휴식시간을 마련해놓는다. 그때는 무조건 쇼파에 누워서 잔다.


스케줄이 끝나고 나면 그 옆에 **를 표시해놓고 '미션클리어'를 만끽한다. *는 시도했으나 아직 추가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나중에 야간 짜투리 시간을 내서 **로 완료짓겠다 (또는 지어야한다)는 의미를 가리킨다. 이 스타일로 업무를 진행하면 산술적으로 1시간 동안 4개의 업무를 신속히 해낼 수 있다. 보통 하루가 끝나면 약 15개 내외의 스케줄에 **는 90%, *는 10%로 기록이 된다. 최근 '짬짬이 LEET 문제풀이'란 스케줄도 반드시 포함되며 이것까지 끝내면 새벽2시 내외가 항상 된다. 이때부터 바로 잠을 잘지, 유튜브를 보며 삶의 재미를 찾다 잠에 들지 고민을 하다가 침 흘리며 뻗곤 한다. 아침7시30분 알람이 울리면 죽을만큼 싫지만 일어난다.


이렇게 하면 딱 하나 좋은 것이 있다.

'욕 먹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내겐 정말 중요한 가치이다. 직업이 가지는 의미가 다양하지만 내겐 그 욕 먹는 일이 죽기보다 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니, 생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입장에서 생업을 대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일단 정확하고 빠르게 짚으면서 의사결정 또는 문서작업, 응대 및 직접현장 방문 등을 하니 하루가 쉴틈없이 가면서도 해내가는 업무는 많고 (그만큼 업무 파악 능력이 향상) 최소 업무에 대한 고민을 해본 것이기에 상급자의 질문에, 완전히 엉뚱한 답변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욕 먹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개념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메타인지' 그리고 '합리적 동선'은 필수이다. 자기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능력평가가 중요하다. 얼척이 없는 스케줄은 그 다음 스케줄의 펑크, 또 그 다음 스케줄의 펑크만을 만들 뿐이다. 그러면 결국 나중에 **를 표시한 스케줄이 없게 된다. 업무가 밀리면 계속 첩첩산중이다. 이걸 탈피하기 위해서는 본인 능력을 과신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최대한 내 수준에서 지킬 수 있는 약속과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학술적 용어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이를 '메타인지'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그 다음은 '합리적 동선'이 중요하다. 완전한 내근직이 아니라면 움직이는 것 자체가 'Cost'이다. 이를 대단히 합리적으로 만드는 것이 'Cost'를 줄이는 길, 그리고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그래서 그 전날 밤에, 일정을 정리할 때 30분 이상을 쓰더라도 동선체크에 상당히 심여를 기울여야 한다. 그 시간이 허무해보여도 다음날 3시간 이상을 아껴줄 수 있다. 이동하는 시간에도, 처리할 수 있는 '자투리 업무'들이 있다. 이것도 반드시 고려해서 합리적인 분배를 해야 한다. 그러면 보통 15분 단위로 업무를 쪼개서 스케줄러에 빼곡히 정리되는 것이 증명된다.


사실... ㅎㅎ

이 브런치 글도 스케줄러에 표시해놓았고 새벽3시~3시30분으로 기록되어있었는데 17분을 오버(over)하여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히 **는 쳐놓고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되었다. 15분 단위로 업무를 쪼개는 것에 맛을 들이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한번 꼭 해보길 권장하는 방법이다. 단, MBTI를 잘 아는 분들에게 "혹시.. 극단적 TJ세요?" 라는 말을 수없이 들을 수 있다는 건 반드시! 유념하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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