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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08. 2020

잘못된 비교를 하는 당신에게

사회적기업을 하며 확립된 가치관들

열일곱번째 에프소드다.


이전까지는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본 사회문제를 짚어보았다. 앞으로는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확립된 가치관들을 나열해보고자 한다.


이전에도 언급했다시피 주요 거점 국립대학에서 공과대학 중 Top에 속하는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동기생 대부분은 삼성, 현대, SK, LG 등 굴지의 대기업에 포진해있다. 취업깡패 '전화기'의 위엄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곳에도 속하지 않았다. 사회적기업을 창업한 골때리는 한명이 되어있었다. 인생에서 가장 외로웠을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대학 3학년때다. 창업은 했으나 실질적 이득을 크게 보지 못했으며 4.0학점의 신화는 점점 깨지고 있었고 대학 3학년이 되면서 동기생들은 굉장히 '현실적 목표'를 가지고 덤비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물었다. "너는 그거 해서 나중에 뭐가 될꺼야? 얼마 정도했으면 스펙으로 충분하니 접고 취업준비해"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내가 사회적기업을 창업한 '욱 성질'의 동기가 손상당한 것 같았다. 나도 성질머리가 만만치 않기에 지지않고 동기생들과 설전을 벌였다. 그렇게 서로가 멀어져 갔다. 그래도 다시금 동기생들과 관계가 봉합된 시기는 모두가 대학 4학년 때였다. 먼저 손 내민 건 태호였다. 태호는 학과에서도 학점이 좋았고 과학생회에서 굴지의 리더십으로 기계과에서는 상당한 지분이 있었다. "야! 오늘 맥주 한잔 하자" 그리고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니깐, 네 길도 있는 것 같더라. 지금 보면 너도 잘 살잖아. 미안했다." 나도 부침 시기를 지나 자리를 잡아갔으며 고정적 수입이 생겨 직업적인 틀을 마련했으며 남다른 경험을 하고 사회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고 있었다. 그 후부터 아래와 같은 가치관이 생겼다.


'비교를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교한다는 것이 나쁜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지 않는다. 비교는 필요한 것이다. 동기부여의 촉진제다. 다만, 비교대상을 잘못 설정한다는 것은 자신을 재앙으로 빠뜨리는 길이다.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자영업이나 중소기업일 확률이 높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서, 대기업에 입사하는 동기생그룹과 나는 비교대상 성립이 되지 않는다. 연봉은 대기업이 많을 수 밖에 없으며, 그들이 가진 장점들이 분명히 있지만, 또 단점도 있다. 동일하게 사회적기업은 연봉은 적을 수 밖에 없지만, 분명한 건 대기업이 갖추지 못한 장점도 분명히 있다. 비교대상 자체가 될 수 없기에 나는 동기생들을 보고 부러워하거나 자괴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 그래서 최근, 동기생들을 만나서 아무리 많은 연봉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별다르게 정말 부럽지가 않다.


다만, 올바른 비교는 필요하다. 최소 내 필드(field)에서 누군가를 부러워해야한다. 난 사회적기업을 하면서 목표가 무엇이었냐면 '막사이사이상'을 받는 것이었다. 그것이 꼭 받고 싶더라. 만약에 나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누군가가 그것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는 정말 펑펑 울 것만 같다. 부러워서... 그저 부러워서... 이것마저도 없다면, 내 필드(field)에서의 욕심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나는 그래서 항상 내 필드(field)에서 비교했고 부러워했고 경쟁하고 성취하고 성장해나갔다고 자부한다.


"비교를 하자. 하지만,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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