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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03. 2022

야간 또는 온라인 로스쿨이 대안

압도적인 실력이 아니라면, 직장을 그만두고 배팅해야 하는데 용기가 없다

184번째 에피소드이다.


우선 여기서 야간 또는 온라인 로스쿨이 완벽한 대안이라 말하고자 하는 건 전혀 아니다. 다만 앞으로 나에겐 그것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겠다는 스스로의 고민의 결론이다. 올해 입시접수기간은 끝났고 나는 결국 로스쿨 레이스를 멈췄다. 올해 7월 LEET 시험을 치루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후 작년 말부터 계획을 세우고 해왔던 일들을 정리해보았다. 학점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니 차치하더라도 영어성적(토익), 부랴부랴 리걸마인드에 관한 고민(관련 서적), 어느 분야에서 활동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생각(나만의 전문성)을 정리했고 입학점수라 볼 수 있는 LEET 적성시험을 4개월 간 퇴근 후 밤 시간을 쪼개어 공부했다. 마지막 1주 기간(주말 포함해서 약 10일)에는 아껴놓은 연차를 한꺼번에 몰아 방해요소를 제거하는데 몰두했다. 그게 직장인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작년도 입학성적 기준으로 봤을 때 지방에 있는 하위권 로스쿨을 지원해볼 수 있었다. 그게 내가 현재 낼 수 있는 한계이자, 퍼포먼스라고 생각했다. 압도적인 점수를 받지 못한 내 머리의 한계를 탓할 시간도 없이 고민에 빠졌다. 어찌, 어찌 입학을 할 수 있다곤 하더라도 도저히 직장을 다니면서 수업을 듣고 따라갈 자신이 없었다.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출발점에서 선두그룹에 속하지 못한 상태에서 직장병행은 너무나 꿈같은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 '아..ㅎㅎ 내가 너무 이상적으로 이 분야를 대했구나. 나는 딱 그정도 머리와 현재 실력을 가졌는데.. 진짜 목숨을 걸고 해야 될까 말까인데.' 우선 헛웃음이 먼저 나왔다. 또한 입학과 졸업이 또 다른 이야기라고 할지라도 직장에서 임원이 아닌 상황에서 탄력적 근무도 한계가 있고 과연 그 상태로 이걸 임했을 때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다. 어중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지는 고충들을 다시 한번 나는 느끼고 있다. 삶에서 모든 분야에서 항상 어중간해서 힘들었을 가 많았는데 지금도 역시가 역시였다.


서두가 길었는데 그래서 앞으로 이렇게 하려고 한다.

우선 삼십대가 된 직장인으로 3년 또는 5년 이상이 될 수 있는 그 과정에 목숨을 걸고 도전할만큼 나는 용기가 없다. 나는 영웅도 아니도 스타도 아니다. 얼마 전, 만난 변호사가 된 선배는 공무조직에서 야간근무 등을 자처하고 로스쿨을 병행하며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였다.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그 정도 머리를 내가 가지지 못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런 꿈과 같은 이상에 빠지지 않고 현실 직시를 한다면 나는 현재 직장을 그만두고 배팅하지 못할 것 같다. 준비생이지만 사실상 백수와 같이 근 10년간 차곡차곡 모아온 돈을 쓰면서 버티자니 그것도 고통이요, 부모님의 노후자금에 기대는 건 더 못할 짓이다. 대출을 받자니 지금 겨우 빚을 통해 사놓은 아파트 대출도 값아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비를 위한 추가 대출을 낼 자신이 없다. 난 정말 겁쟁이다. 하지만 그게 내가 근 몇달 간 바닥까지 내려가보면서 찾은 내 본질이다. 그럴 자신이 전혀 없다.


하지만 향후 두가지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사회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며 전문직으로 전환을 꾀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먼저는 기회가 되는 한 LEET를 계속 쳐볼 생각이다. 내가 압도적으로 들어간다는 전제 아래서는 용기가 생길 것 같다. 현재 압도적인 성적이 아니기에 그 용기조차 생기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건 사실 운에 기대는 것이기에 현실성이 조금 없다. 또 한가지는 직장과 병행이 되는 방법으로의 안정적 도전이다. 최근 야간 또는 온라인 로스쿨이 언급되고 있다. 적정한 변호사 합격자의 수를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서는, 그것도 경쟁률만 가속시킬 뿐이라는 부정적 견해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30대 이상의 직장인들에게 진입하고 도전할 수 있는 그나마 안정적 기회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기간에 아래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월급이 들어오지 않으면 내가 얼마나 본연의 모습을 지키며 버틸 수 있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6개월'이었다. 그 이상은 힘들 것... 단순 경제적 이유를 떠나 소속이 없어진다는 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두려움과 공포가 되기 때문이다. 미혼인 내가 내린 결론이 이것인데 기혼이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들에겐 사실 그건 찍을 수 없는 선택지와 같다. 안정적이란 맹점은 언제든지 피해갈 수 있다는 합리화일 수 있다. 앞서서 내가 언급했듯이 목숨을 걸고 임해야 겨우 해낼까 말까라는 전제와 상충되는 부분이다. 이 에피소드를 쓰면서도 그 합리화와 싸우고 있다. 직장병행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면 결국 온전히 집중한 자에 비해 들러리 밖에 되지 않냐는 물음에 확신적으로 '아니야'라 말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합리화에 취해서 한마디 더 거들어보자면 "그래도 인생에서 안될지라도 한번 시작해볼 수 있는 용기, 무모할지라도 부딪혀보는 도전이 가끔은 재밌지 않냐"고 "그걸 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 버퍼(buffer)는 필요하지 않겠냐"고 답변 남겨놓고 싶다. 이번 기회를 통해 난 겁쟁이란 걸 잘 알게 되었다.


내일부터는 다시 일에 흠뻑 빠져서 개인의 성장과 월급(salary)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지만 이따금씩 꿍꿍이 있는 생각은 계속 할 것이다. 변호사라는 전문직을 30대 중반 이후에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기회를 획득하기 위해 나만의 내러티브를 쌓아나가는 것이 현재 그나마 내가 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오늘만큼은 '합리적'보다 더 바닥까지 간 '합리화'된 나와 마주하였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게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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