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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15. 2020

30대 후반 박사를 꿈꾸는 당신에게

사회적기업을 하며 확립된 가치관들

열아홉번째 에피소드다.


오늘은 공부에 관한 것이다. 대학에 별 뜻을 두지 않고 진학했다. 정확히는 두가지 요건이 맞아야 했다. 첫째는 등록금은 싼 국립대, 둘째는 취업이 보장되는 학과 사실 생각해보면 참! 부질없는 요건이다. 특히 둘째 요건은 그런 사회가 있을 수나 있을까 싶다. 다만, 나는 그 선택에 가장 근접한 학과를 선택했다. 지역거점 국립대인 경북대학교를 선택했고 취업깡패인 '전화기' 중 기계공학을 선택해서 전공했다. 그리고 입학한 뒤 나는 철저히 실패했다.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고 느낀 건 대학교 3학년 때부터다. 대학을 다니면서 몇가지 목표가 있었는데, 모든 단과대학을 돌면서 수업을 듣는 것. 계절학기를 듣는 것. F학점을 받아보는 것이었다. F학점을 받는 것은 내 자존심 문제로 하지 못했지만 그 앞 두가지는 모두했다. 행정법에 관한 수업도 듣고, 정치학도, 그리고 경영과 경제학개론도 들으면서 스스로 방향을 잡아나갔다. 그리고 경영학 복수전공을 신청했다. 최초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느낀 순간이다. 경영학을 선택하고 세부전공으로 경영과학, 품질관리(QC), 공급사슬망(OSCM)등만 골라서 이수했다. 그리고 졸업을 한 뒤 한동안 학사로서 사회전선에 뛰어들어 생계를 위해 무척이나 열심히 살았다. 또 한계를 느낄즈음 한양대학교 석사전공을 했다. 세부전공은 그때까지 내가 몸담았던 사회적경제학이었다.


서른두살, 나는 아직도 한양대학교 석사과정이다. 내년도에는 겨우 석사를 졸업할 것 같다. 한번 휴학을 하고 그 기간을 포함하면 2년6개월만에 석사학위를 따낼 것 같다. 생계를 위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학위를 따내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주어진 논문과 도서를 선행학습으로 읽고 수업을 듣는 것도 벅찬데 논리를 발판삼아 내 논리를 만들어야한다. 그리고 교수님을 포함하여 석사과정 선,후배들의 수없는 질문에 방어논리를 펼치며 논리를 지켜야만 한다. 쉽지 않다. 감정선을 억누른 채 데이터와 수치, 그리고 철학만으로 그것을 모두 설명해내야만 한다.


내년도에 석사논문을 제출하고 나면 후련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또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바로 미국 유학이다. 누군가를 미쳤다고 말할 것이다. 나도 안다. 하지만 나는 내 모자란 부분을 채울 것이다. 물론 당연히 석사졸업 후에는 당분간 생계를 위한 치열한 사회전선에서 땀을 흘리며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면서 퇴근 후에 준비할 것이다. 때를 기다리며 또한 내가 평생 함께 하고픈 영감을 준 사람을 생각하며.! 낮에는 국회 비서관, 밤에는 대학원생, 새벽에는 유학준비생. 그게 내 30대를 표현할 말이 될 것이다. 아마 미국을 갔다가 돌아오면 30대 후반이 되어있지 않을까?


그때, 나에게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먼저 평생 함께 하고픈 영감을 준 사람이 있을 것이며, 그리고 생존과 학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누군가보다는 조금 느렸지만 치열했고 경험많은 결국은 박사(그와 동일 학위)가 되어있는 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사회를 설득하며 내 존재감을 표출할 것이다. "내가 돌아왔다. 오래 기다렸냐. 날 보여주마"


나는 생활비에 쪼들리지 않고 학사,석사,박사를 한번에 한 사람들보다는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잠깐 쉬다가 다시 진학하고 또 쉬다가 진학하고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새벽에 울고 10초 차이로 KTX를 놓쳐 떠나버리는 KTX를 보며 가방을 내팽개치기도 하며 학위를 받은 박사를 좋아한다. 삶의 무게를 느껴본 분들의 "늦지만 용기있는 도전과 성취"를 높이 평가하며 실제로 일을 해보면 그런 박사님들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여 훨씬 더 신뢰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30대 후반 박사를 꿈꾸는 당신에게 말씀드린다.

"지금 현재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자. 당신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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