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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Dec 13. 2022

마스크에 관한 솔직한 생각

"이제 마스크 좀 벗을 때가 되지 않았나요?"

205번째 에피소드이다.


오늘 이 에피소드는 누군가에게는 불편하다. 그럼에도 표현의 자유를 믿기에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다. 나는 이젠 마스크를 벗을 때가 온 것 같다. 그렇게 느낀 건 최근 또 한번 한국사회에서 마스크 민감도가 상승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겨울철엔 늘상 감기가 있었고 특별한 일은 아니다. 이전부터 마스크는 감기 걸린 이들에게 권장되었지 강제되진 않았다. 버스를 타거나, 카페에 들어가 주문을 할때도 마스크가 조금이라도 내려가있는 모습이 발각되면 즉시 눈쌀이 찌푸려지면서 "마스크 코 끝까지 똑바로 올리세요"란 차가운 반응이 다가온다. 내가 싫은 건 어느 순간부터 실질적 예방효과를 따지지 않고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코로나는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를 흔들어놓았다. 20년부터 시작된 공포는 3년을 맞이하면서 백신, 치료제 등으로 면역력은 내재화되고 있으며 치사율은 압도적으로 낮다. 코로나 초창기는 마스크 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구하기조차 힘들었고 '공포심'을 억누르고 접촉을 줄임으로써 '실질적인 예방효과'를 가져 왔다.


3년째다. 제로코로나를 외치던 중국은 인민들이 참다 못해 백지 혁명으로 답하고 있다. 자유로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엄한 가치다. 나는 자유를 중시하고 반골기질이 강했기에 이와 같이 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카페에 가서 주문을 하려고 할 때 "마스크 쓰고 오세요. 안 그러면 주문 못합니다." 물론 그 스탭은 매뉴얼대로 하는 것이겠으나 그 스스로도 실질적 예방효과보단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내가 하나 반문을 한다. "카페 내에서 취식을 할때는 마스크 벗어도 되는거죠?" 옆에 남이 먹다가 남긴 음료 잔을 들고 입에 대면서 "그러면 이제 주문할 수 있죠? 저는 취식하고 있는데요? 이제 어쩌실래요? 어떤 기준으로 저를 통제하실껀가요?" 물론 머릿 속으로만 수없이 돌려본 상황극이다. 하지만 곧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 맹목적 통제에 넌덜머리가 날 뿐이다. 수없이 많은 이가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그 순간, 그 곳은 신(God)이 갑자기 나타나서 코로나 확산이 되지 않게 묘약을 주고 갔고 세미나실에서는 무대 위에 선 연사의 따분한 강연으로 모든 청중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마스크를 내리는 순간 날카로운 시선이 나에게 날아온다. 그럴때마다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라 입밖으로 아래 말이 나오는 걸 가까스로 잡는다. "당신이나 밥 쳐먹을 때 마스크나 내리지 마세요. 밥 오래 씹으면 공기 왔다갔다하니깐 삼키지 말고 그냥 통째로 꿀꺽 삼키시고. 그게 더 코로나 확산방지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머릿 속으로만 수없이 돌려본다. 하지만 곧 할 수 있을 것 같다. 권장과 강제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 본인의 판단에 맡길 순간은 이미 와버린지 오래다.


3년간의 마스크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페르소나'란 철학적 표현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여 몸소 실천해왔기에 '가면'을 쓰고 살았고 사회적자본을 붕괴되었으며 커뮤니티는 소실되었다. 적대감은 올라갔고 경제적 위기가 이미 목전에 왔음에도 맹목적으로 마스크가 내려간 지금 당장의 분위기가 불편할 뿐이다. 난 마스크를 벗는다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가려야 하는 건 얼굴 하단부가 아니라 맹목적으로 매뉴얼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 매너리즘에 빠진 우리의 행동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참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많았다. 코로나 초기 확진자들의 이동동선을 카드내역으로 일일히 다 추적해 모두 공개하면서 개인 사생활의 자유는 무너졌고 수없이 울려대던 재난경고 문자 속 A식당, B편의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였다는 문구는 사실상 모든 이에게 낙인효과를 발생시켰다. 초창기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서 어쩔 수 없는 국가적 조치임에는 동의하지만 무너진 것들을 다시금 회복하고 살려내야할 시기가 도래했다. 선택의 자유를 찾아내는 과정은 가장 가까이선 마스크를 벗고 사회를 마주하고 맘껏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순간부터 시작할 수 있다. 난 정말 그렇게 믿는다.


마스크에 무슨 그런 가치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작은 것부터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 자유의 본질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거리낌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며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 그리고 해낼 수 있는 확신, 그것을 위해 다 함께 갈 수 있다는 관계성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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