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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Dec 19. 2022

<아바타: 물의 길>을 보고

가족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ESG에 관한 고찰 

206번째 에피소드이다.


13년만에 다시 돌아온 아바타: 물의 길은 개봉하자마자 첫번째 맞이한 주말까지 한국관객 약 200만명을 극장가로 불러들였다. 대단한 티켓파워이다. 2009년에 개봉한 아바타는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거나 대신하는 행동을 가르켜 '아바타 같다'는 통상적 관용어구로 사용되었다. 문화 속에 이미 뿌리깊게 자리잡은 브랜드는 아바타를 보지 않은 세대라고 할지라도 그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기에 아바타:물의 길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개봉되었다. 워낙 전작의 이미지가 역대급이었기에 만약 그에 못 미치는 CG, 연출, 내러티브 등이 나온다면 바로 혹평으로 이어질 것이기에 13년은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바타: 물의 길을 본 소감으로 긴 러닝타임에 비해서 지루함이 없었다.


아바타: 물의 길을 보고 크게 말하고 싶은 건 두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내용이다. 계속해서 주인공이 가족을 이루며 처음일 수 밖에 없는 가장 역할을 하며 느끼는 미숙함, 엄함만을 강조해왔던 주인공이 자녀를 잃고 느끼는 그 슬픔, 또 다른 자녀를 인정하고 사랑한다는 아바타 세계관의 '당신의 눈을 바라 봅니다 (I See you)'을 전하는 장면 등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선 피하는 것이 상책이 아니라 내 집(Home)을 지켜야한다는 단호한 결심이 선 눈으로 클로징한다. 자신조차 불안하고 두렵지만 '가장'으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들이 떠올랐다. 중간에 다른 부족에 얹혀살기 위해 조심하라고 단단히 경고했지만 족장 아들과의 싸움으로 난처해진 주인공이 슬쩍 본인의 자녀에게 "(의역하자만) 그래서 싸움에선 이긴거지?" 물어보는 장면은 흡사 내 아버지를 보는 듯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랑 치고박고 싸워 나 때문에 아버지가 학교에 오셨고 사과로 마무리된 후 집으로 돌아가며 운동장에서 돌아보며 "그래서 싸움에선 이긴거지?"라고 묻던 아버지가 생각이 났다. 난 그때 더 혼이 날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데 그제서야 안도하며 "제가 훨씬 더 많이 때렸어요"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가 가장이 되지만, 가장이 되어본 적이 그 누구도 없기에 미숙하고 하나씩 배워나가면서 성장하고 있다.


ESG는 아바타: 물의 길에서 계속 언급되고 있다. 고도의 문명을 가진 나비족이지만 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룬 채 살아가고 있고, 그에 반해 인간은 지구가 무분별하게 파괴시키고 나비족의 행성을 삶의 터전으로 대체하기 위해 또 다른 침공을 해오는 모습은 극심한 대조를 이룬다. 또한 툴룬 사냥은 흡사 고래 사냥을 연상시키며 그 최후는 영화 속에서 툴룬 사냥꾼의 한쪽 팔이 그대로 잘려나가면서 함무라비 법전에 기재된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가 정확히 실현되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방출한다. ESG는 현재 지구가 처한 과제이자 숙명이다. 에이와로 표현되는 만물 자연의 권능의 힘은 지구(earth)와 가이아(대지의 여신)를 적절하게 버무려 형상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보았다. 땅과 자연이 없는 곳에는 생명과 생물이 존재하지 않기에 문명과 문화의 상위 체계는 발현될 수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으로 공급되는 가스관이 막히고 전세계 곳곳에서 무력으로 인한 힘의 충돌이 일어나며 ESG의 정책, 경영철학이 자칫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더이상 밀린다면 지구에서 살고 있는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 줄어들고 만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은 소설이 아닌 현실과 미래가 될 수 있음에 심각한 문제의식으로 향후 ESG 시장을 마주하고 확대해나가야만 한다.


"나는 당신을 봅니다." (I See you)

아바타를 통해 가족(성장)과 환경(생존)을 다시 한번 바라봐야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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