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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Jan 06. 2023

폴포트가 만든 최빈국 캄보디아

난 국가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자유가 없는 삶은 시궁창이다.

214번째 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는 장장 6시간 비행기를 타고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도착, 호텔까지 이차저차 와서 씻고 난 다음 쓰러질 것 같은 몸을 붙잡고 썼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최빈국에 속하는 캄보디아에 큰 관심이 없던 내게 최근 폴포트란 인물은 분노를 들끓게 한 인물이었다. 최악이 독재자를 넘어 무능함이 만연하여 모든 이들을 고통 속에서 살게 한 인물, 대중들에겐 '킬링필드'란 학살을 주도한 인물로 잘 알려져있다. 크메르루주란 정당을 만들어 개인(자연인)을 망상에 가까운 이념의 도구, 수단으로서 이용하는 사실이 나를 가장 분노케 했다. '우린 왜 이 세상에 왔는가?' 나는 전지전능하지 않기에 정확한 답을 내릴 순 없으나 한가지는 확실하게 제외시킬 수 있다. '난 국가를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다. 또한 정당과 사상을 추종하기 위해 태어난 것은 더더욱 더 아니다. 난 그저 우연하게 이 세상에 왔을 뿐이고 이왕 살다가는 가야하니깐 그나마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오래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다.' 그 뿐이다. 한 자연인의 삶에 더이상 거창한 의미부여를 할 것도 없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이정재, 정우성 주연의 헌트란 영화를 관람했다. 여기도 동일하다. 이정재는 당을 위해, 정우성은 조직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져있다. 목숨과 맞바꿀만큼 중요하다가도 그것보다 더 무가치한 것이 또 없다. 영화 속 이정재는 개인이 없고 조직과 사상만 있는 곳에서 일탈하고 생존을 위해 몸부리친다. 폴포트는 전형적인 위선자다. 버젓이 캄보디아식의 본명이 존재하고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특혜를 받았으며 외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지만 '다양성'은 없고 '위선'과 '독재'만 존재했다. Political Potencial, 정치적 잠재력이 있는 사람을 뜻하는 미국식 예명을 정작 본인은 사용하면서도 '지식인'들을 대량학살했다. 왜곡된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앗아갔고 창의성은 막살시킨다. 내가 캄보디아에 온 이유는 폴포트가 남긴 잔재가 아직까지 얼마나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또한 그것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는지를 스스로 고민해보기 위해서이다. 거창하지만 진심이다. 왜냐하면 난 개인보다 더 중요한 건 세상에 없다고 확신하며 개인보다 국가와 사상이 우선시되는 순간 미치광이들의 독재만 요동칠 뿐이다.


폴포트는 중국의 모택동이 실패한 대약진 운동을 캄보디아에 그대로 도입해 철저히 실패한다. 본인은 모택동과 다르게 반드시 이상적 실현을 해낼 수 있다는 착각과 오만으로 개인을 그저 하나의 '생산기계'로 만들었고 경제를 파탄으로 몰았으며 생산력의 향상은 커녕 저하 또는 허위보고로 인한 오판만 쌓아나간다. 자유의지로 혁신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공포정치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처벌받는 사회시스템은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그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허위, 과장, 왜곡 보고를 하게끔 만들고 만다. 폴포트는 현장감 또한 잃었는지 그 운동이 실패하는 순간까지 제대로 된 현실파악이 되지 못했다. 킬링필드는 남녀노소 할것없이 자행되었고 역사적 사실 중 흥미로운 건 베트남에 의해서 국제사회에 알려졌다는 것이다.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하자 미국은 캄보디아 편을 들었고 국제사회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고자 한 베트남은 킬링필드 현장을 알린다. 그 현장사진을 보면서 폴포트가 내 앞에 있었다면 싸다귀를 후려갈기고 얼굴에 침 뱉고 발로 밟아 병신을 만들었을거다.


"도대체 니가 뭔데, 개인을 니 잣대로 판단하고 Yes or No를 결정해? 니가 국가여도 정말 양보해서 고민해볼 만한데 니가 얼마나 잘났다고 개인이 개인을 완벽히 평가하고 목숨까지 결정하냔 말이야. 넌 유능하지도 않고 무능한 그저 그런 루저일 뿐이다. 착각하지마. 넌 그냥 망상에 빠진 미치광이지, 혁신을 추구하는게 아니야."


위와 같이 말해줬을 거다. 동남아시아 최빈국인 캄보디아의 하루는 빨리 시작한다. 수도인 프놈펜은 그나마 덜하지만 아침8시면 해가 중천이 뜬 것과 같다. 지방에 가면 인구는 많은데 학교가 적어 2부제로 실시해 아침6시반이면 1교시 수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캄보디아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고 정리해볼 참이다. 폴포트를 보면서 왜 그렇게 부글부글 끓었을까? 단순히 독재자여서? 아니, 국가 또는 사상이 마치 그것만이 바뀔 수 없는 진리인냥 행세하고 개인(자연인)을 수단화시켜 자유를 가차없이 빼앗았길 때문일 거다.


난 그게 너무 꼴뵈기가 싫었다. 만약 대한민국에서 유사한 일이 일어난다면, 난 무조건 목숨 걸고 싸울거다. 자유가 없는 삶은 시궁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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