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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Apr 10. 2023

리바운드,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기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언더독의 반란이 넥슨부터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다

235번째 에피소드이다.


슬램덩크 극장판이 400만을 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최근, '리바운드'란 영화가 개봉해 영화관을 찾았다. 내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두가지다. 우선, 내가 부산중앙고 출신이다. 농구로 유명했던 학교였으니 내 학창시절은 농구로 시작해, 농구로 끝났다. 단순히 운동장에 농구코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농구장이 실제 있어 체육시간만 되면 삼대삼 길거리농구(반코트)부터, 날잡고 풀코트농구를 하기도 했다. 일단 농구는 무지 힘들다. 풀코트를 하고 나면 땀이 온몸을 다 적신다. 하지만, 속공으로 레이업슛을 성공시킬 때의 그 쾌감을 느끼고자 다리가 풀려도 그 순간 힘을 낸다. 다들 지쳐서 수비도 할 힘이 없다 싶으면 외곽에서 3점슛을 쏘며 '난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불꽃남자 정대만'을 외쳤던 건 국룰이다. 간혹, 대회같은 농구부의 시합이 있으면 모두가 응원을 가서 부산중앙고 교가를 부르며 응원했다. 스포츠 종목들이 학연, 지연을 기반으로 그 열정을 꽃피울 수 있다는 걸 일찍히 실감했다. 경기에서 지면 억울했고 분했으면, 이기면 난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다음은 게임회사인 넥슨이 투자한 1호 영화 작품이란 것이다. 넥슨은 투자를 하면서 IP(지식재산권)을 만드는 과정이 미래먹거리 산업을 연장한다고 했다. 즉, 내러티브(또는 스토리)가 메세지를 만들어내고 그 메세지가 파생되어 다양한 비즈니스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회사가 재미, 오락을 넘어선지 오래이고 그 속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캐릭터IP, 웹툰과 영화 산업으로의 확장 등 컨텐츠가 허물어지고 있다. 미래 먹거리이다.


'리바운드'는 언더독의 반란이란 소재로 시작한다. 작년 월즈에서 DRX, 데프트가 중요한 건 꺽이지 않는 마음이란 밈을 만들며 언더독의 반란을 제대로 보여줬다면 농구계의 언더독의 반란을 상징한다. 한때 유명한 고교 농구부였으나 쇠락의 길을 걸으며 농구부 존폐의 갈림길에서 구색 맞추기용으로 영입한 코치, 그리고 단 6명으로 구성된 농구부의 실화이다. 1명의 예비 선수마저 예선전을 뛰며 부상을 당해, 결승전까지 선수교체없이 5명이서 온전히 모든 경기를 소화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풀코트 농구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은 이 자체가 말도 안되는 스케줄이라 동의할거다. '리바운드'는 부산중앙고 정문부터, 운동장, 교실, 농구부건물을 고스란히 옮겨와 내겐 보는 내내 추억을 되살려주었다. 그리고 3년 내내 실제로 농구경기를 했던 농구골대가 영화 속에서 보이며 '슛'을 쏘던 손의 감각이 살아나는 듯 했다. 영화 클로징에서 실화라는 걸 뒷받침해주듯 모든 스크린샷들이 실제 그 당시의 사진과 오버랩되는 연출은 상당히 운치있고 멋졌다. 각색보단 그 자체의 실화 스토리가 주는 힘에 싣으려는 제작진들의 연출이 돋보였다. 날(raw)것의 그 자체로 감동은 증폭되었다. 만약 너무 각색해서 결승전에서 역전했다면, 슈퍼스타의 출연으로 오롯이 한 개인에 의한 승리였다면 판타지에 불과하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언더독들이 이루어낸 그들의 날(raw)것의 결과물이다.


리바운드는 슬램덩크의 강백호에서도 중요시 여겨진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명언을 대변하듯 '리바운드'에서는 '실패한 것을 성공으로 바꾸는 기회'란 메세지로 변모한다. 동일한 의미이지만 슬램덩크에서의 '리바운드'는 강백호의 투지가 반영된 것이라면, '리바운드'는 고교생 농구란 프로 농구경기 같지 않은 능숙함이 없는 형식을 빌려와, 우리 모두가 현재 미생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회, 마주한 현실과 경쟁 속에서 실패를 딛고 다시 성공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묘사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거지만 한번 쓰러지면 그걸 '실패'라 규정짓지 않고 다시금 몸을 힘껏 날려 공을 리바운드하고 정신을 집중해 골대로 쏘면 된다. 여러 반복의 과정을 통해 골이 들어가면 그건 결국 '성공'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모두 공을 한번에 던져 골로 성공시키는 것보다 공을 던지고 바로 리바운드를 해야하는 자세로 바꾸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몸을 웅크리고 링을 맞고 나오는 공을 향해 몸을 던져 리바운드부터 시작해보자. 한번에 골을 못넣냐고 남들이 뭐라고해도 그 리바운드를 성공시키는데 집중하면, 다시금 골로 성공시킬 기회는 나에게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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