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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Feb 25. 2021

토론이 일상이 되는 분위기

대학원을 다니면서 든 대한민국 교육 문제

쉰일곱번째 에피소드다.


대학원에서는 당연하겠지만, 토론이 당연시된다. 이제는 누가 누구를 정확히 가르친다기보다는 하나의 아젠다가 던져지면 그것을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의견과 반론이 진행된다. 토론을 막상 해보면 그 순간에는 티격태격하고 결론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막상 남는게 없어 보이지만, 나중에 집에 가서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곰곰히 생각해보면 남는게 있다. 뭔가 반론 속에 맞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스스르 잠든다. 그때 스스로 성장하고 누군가를 포용할 수 있는 폭이 커진다. 그게 대학원에서 새롭게 마주한 교육환경이다.


또 하나 토론 수업을 하다보면서 느끼는 건 '배우는데 나이는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이다. 교수님 조차도  포함된다. 학식이 높으신 교수님이지만 무결점의 만능이 아니기에 많이 배울 수 있지만, 나 역시 교수님의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줄 수 있다.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시민운동, 학계, 정치, 기업들이 어울려 정의를 내리고  성취하기 위한 합의점을 찾는데 주력한다. 물론 결론이 나지 않는다. 각자 살아온 방식이 달랐으니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개인은 성장하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 간의 간극을 좁혀나가고 있다.


청소년교육도 많이 변해가서, 요새 친구들을 만나면 자기 주장 확실한 친구도 몇몇 보인다. 말하다보면, 되레 내가 배울 때가 있다. 다만, 대부분은 아직 자기 의견을 밝히는데 익숙하지가 않다. 쭈볏쭈볏하다가 누군가가 반론을 툭 던지면 움츠러든다. '토론하는 문화가 일상이 되는 교육과 사회'가 필요하다. 


좀 더 디테일하게 청소년 시기에 3가지 주제를 가지고 심각히 토론해보면 좋을 아젠다는 '헌법, 노동, 경제' 다. 이것을 멀리해버리면 나중에 힘들어진다. 인간으로 태어나 기본권이 무엇인지, 땀흘려 일하는 근로에 대한 중요성, 일상적 경제활동이 누구나 쉽게 접하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수많은 세세한 주제를 선정하여 토론해볼 가치가 있다. 수없이 논쟁하고 반론하고 또 그걸 방어하는 가운데서 '가치관'과 다르더라도 일부 인정하여 '포용'할 수 있는 됨됨이가 생긴다. 그런 면에서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토론이 일상이 되는 분위기'

유교적 사고가 자리잡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의외로 가장 깨기 힘든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깨야 한다.

그래야 '배움의 깊이' 뿐만 아니라 너비(폭)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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