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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Mar 09. 2021

여의도연구원, 리빙랩 프로젝트

다양한 아젠다가 다뤄졌던 시간

예순한번째 에피소드다.


여의도연구원에 잠시 몸을 담고 근무하면서 다양한 아젠다를 다뤘다.

우선, 나와 함께 객원연구원(계약직) 신분으로 청년정책센터에 몸담았던 분들과 함께 아래와 같은 연구를 추진했다. 리빙랩 TF, 기후변화 TF는 주도적 추진, 그리고 반려동물권TF, LGBT(성소수자) TF 업무지원을 했다. 참! 나열하고 보니 이런 혁신적인 연구주제가 없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미래사회를 마주하는 진정한 보수정당의 모습이라 본다.


TF는 주로 이렇게 이루어졌다. 책임, 선임, 객원 등 연구원의 상하관계는 있지만 TF팀장을 맡으면 구성원은 무조건 존중하고 팀장의 컨트롤에 맞춰 일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직급은 있지만 누구나 팀장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TF팀장을 맡아 주요 관심사별로 추진해나갈 수 있었다. 내가 주로 맡았던 리빙랩 TF는 큰 틀에서 우리가 앞으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방법론을 연구하는 것이다. 다분히 공급자 중심 시각에서 수요자 중심 시각이 결합된 형태로 '안저카메라' 등의 예시가 존재하며 참여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다. 민주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나? 나는 그것보다는 결국 다자 이해관계를 애초에 풀어가는 방식이라고 본다. 나는 청년문제에 있어서는 이념적인 갈등이 크게 필요없다고 보기에 파트너를 선택함에 있어서, 청년유니온 또는 민달팽이협동조합 등 진보적 활동을 많이 하는 곳을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고 자문을 구하였다. 보수적인 시각에서 청년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라는 맨날 듣고, 그게 과연 현실 속에서 공감을 얻을 수나 있는지에 대한 공감결여 이야기가 계속 돌 것이라 확신한다. 청년문제는 이념문제에서 벗어나 두 팔을 벌려 서로 협력하고 포용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시기에 청년유니온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왜냐하면, 그들의 활동을 지지하게 되었으며 그런 단체가 생존해야 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후변화 TF, 반려동물권 TF, LGBT(성소수자) TF도 다양한 연구로 접했다.

나는 앞으로 다가올 사회는 이런 것들이 중요한 아젠다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20년 여름 폭우로 인해 정말 도시가 난리가 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겁이 났다. 와... 예전 방식으로 설계된 도시의 배수 처리 방식으로는 스콜형으로 집중되는 폭우를 이제는 막지 못한다. 내가 기계공학 학사를 졸업하면서 1여년 간 실험논문을 쓴 것이 'Air Core에 따른 배수구 시스템 방식(유체역학)'이었다. 그래서 학사의 얄팍한 지식으로나마 예측가능한 미래에는 기후변화로 해 정말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나며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는 대한민국 사회를 입법과 정책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반려동물권 또한 이제는 가축이 아닌 가족으로 대접하는 시대는 너무나 명백히 가까이 다가와있다. 재산권에서도 반려동물이 상속 대상으로 될 수 있는지의 법적 분쟁은 멀지않은 미래에 나타날 것이다. LBGT(성소수자)는 가족 공동체를 중시하는 보수이념에서는 굉장히 꺼려지는 주제다. 하지만, 나는 현실 속에서 변화를 추구해야한다고 믿는다. 비혼주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족제도는 이미 큰 위기를 맞고 있으며 딩크족 등으로 아이를 낳지 않고 자신의 생활을 즐기는 부부도 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꼭 이성을 사랑해야하는가?'에 대한 아젠다가 등장하는 것이 거북스럽게도 들리겠지만, 이것이 마주해야하는 현실과 변화라면 어떻게 보수의 이념과 가치를 지키면서 합리적으로 대처해나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과감히 마주하고 주장을 내세우며 타협과 협의를 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렇게 여의도연구원의 짧은 시간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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