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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Mar 22. 2021

선거준비는 참! 어렵다.

인사부터 제대로 하는 습관

예순세번째 에피소드다.


19년도 하반기부터 부산 남구로 내려올 채비를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몸과 마음이 약간 붕뜬 상태였다. 기존에 해왔던 사회적기업 운영과 함께 대학원 수업 등을 병행해야 했기에 부산을 비우기 일수였다. 그래서 19년도 하반기만큼은 양해를 많이 구했다. 다만 약속을 지키려고 12월까지는 내 스케줄을 온전히 줄여나갔다.


여기 와서 가장 놀란 건,

내가 참! 보잘 것 없는 사람이란 것이었다. 대단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부산을 한참 떠나있었기에 빈털털이로 다시금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울이나 대구에서 이런 저런 분들과 연락을 해서 만나는 것이 쉬웠는데 여기서는 그냥 맨땅에 헤딩하는 과정이었다. 내가 초,중,고를 부산 남구에서 나왔다는 것이 유일한 안심이라 봤으나 그것마저도 쉽지 않았다. 동문회는 나이대가 나보다 훨씬 높고 또한 우리세대에서 동문회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기에 접촉할 포인트를 찾기 힘들었다. 무작정 초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 소식을 듣고 운동장 근처를 배회하다가 슬쩍 인사드리며 소개를 하는 것이 부산 남구에 와서 그 분을 위해 처음으로 한 일이었다.


그럴때마다 느낀 것이 '인사부터 제대로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이고 눈을 마주치는 습관! 이게 유대감을 최대치로 만든다. 이런 건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이나 절박한? 상황에서 내가 행동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러나 이건 기초 중에 기초이며 이것조차 되지 않으면 그냥 선거준비를 접고 학자의 길로 가는 것이 마음 편한 일이다.


선거준비를 하면서,

우리 동네에 수많은 관변단체 또는 자생단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 새마을, 주민자치위원회, 지역사회봉사협의체, 적십자 봉사회, 아파트 입대위 등 이제는 툭! 찌르면 어느 회장님이 취임하셨는지도 외울만큼 자주 뵙고 인사드리게 되었지만 나에겐 그때는 낯선 대상 그 자체였다. 내가 책 속에서 배웠던 신뢰자본이 우리 동네에서는 여기 있었으며 신뢰자본은 네트워크로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끊어지고 무너질 것 같던 우리 동네를 유지해오는 에너지의 근간이었다. 그런 접촉을 통해 한가지 확신할 수 있었던 건 젊은 사람들의 혁신적인 마인드로만 공동체의 발전과 유지가 될 수 없고 어르신들의 투박하지만 끈끈한 지역사회 네트워크 또한 공동체의 발전과 유지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 책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보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선거준비를 해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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