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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Mar 23. 2021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사이

선거는 아날로그다? 디지털이다?

예순네번째 에피소드다.


선거준비를 하면서 캠프로 구할 사무실을 보러 함께 다녔다. 실내 공간도 중요하지만 건물외벽이 쓸만한지가 더 중요하다. 그 이유는? 외벽 현수막을 설치해야 한다. 사무실은 사무공간이자 곧 광고판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법을 잘 검토하고 예비후보가 자신의 경력을 드러내면서 법에 저촉되지 않은 문구를 잘 뽑아야 한다. 이게 바로 테크닉이고 실력이다. 그리고 문구가 제작된 현수막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게첩하기 위해 때로는 그 장소에서 떠나지 못하고 기둥을 잡고 있거나 주변을 배회하며 반드시 우리의 것으로 만든다. 이것이 선거다.


나는 89년생으로 태어날 때부터 IT기기가 익숙했다.

대학에 들어와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변했고 손안에서 모든 것이 통제가 가능했다. 그리고 정보는 모두 디지털로 볼 수 있었고 그것이 불편하다거나 새롭지 않았다. 그만큼 내게 아날로그는 흥미롭지 않았다. 때로는 누군가가 '한국 정치, 그리고 선거운동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물어본다. '그러면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요?'라고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로 바뀌어야지. 참! 이렇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해야겠어?' 나 역시 처음에는 그 의견과 비슷했으나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사이'


그 균형을 잡는 것이 바로 실력이다. 현수막, 그거 별 것 아니라고 보이지만 IT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에게 알리는 최고의 홍보 도구이다. 또한 사무실 외벽현수막은 그 자체가 광고판이며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센스를 가지고 있다는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요소이다. 이 아날로그가 주민들의 감성을 잡는다. 현수막에 표기할 수 있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후보자의 자랑'을 뽑는 것이 참모들의 최고 능력이다. 그리고 그것을 본 주민들은 후보자 사무실로 한번씩 들러서 후보자 자랑을 실컷 읽어본다. 그리고 지지자가 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유입 / 디지털에서 아날로그에서 유입


두가지 유형으로 지지자들은 발생한다. 후자의 경우는 젊은 유권자들이 되는 방식으로, 페이스북 등을 통해 평소 후보자들의 정책과 식견을 보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내 지역사회에서 '현수막'이 보인다면 후보자를 각인하고 정확한 지지자가 된다. 전자의 경우는 장년층 유권자들로, 길거리에서 '현수막'을 보고 후보자 사무실로 찾아와 지지자가 되고 선거사무원 또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페이스북 설치, 밴드 가입 등으로 IT기기에 의해서 앞으로 후보자의 정책과 식견을 마주한다. 그러면 더할 나위 없이 적극적인 지지자가 된다.


이 과정이 바로 '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렇게 '선거'에 몰입해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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