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01. 2021

이스포츠는 게임이다? No!

하나의 산업, 그리고 스포츠로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분위기 필요

아흔두번째 에피소드이다.


오늘 오전에 꽤 큰 규모의 교육회사 대표님과 통화할 기회가 있었다. 오랜만에 덕담을 주고  받다가 이스포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대표님의 태도가 돌변한다. "이사님.(그분은 나를 항상 '이사'라 부른다) 근데 게임으로 교육청, 학교, 학부모들이 설득이 될까요? 절대 안 될텐데... 내 자식이 프로게이머가 된다고 하면 일단 싫고 보지. 안 될텐데." 나도 발끈해서 언성이 높아진다. "대표님. 게임이 아니고 이스포츠고, 또 그걸 모두 프로게이머로 완전 치환시키기는 어려워요. 그리고 중독, 과몰입 등으로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사실 좀 불쾌해요. 저도 이스포츠에 관심 많지만 괜찮은 대학, 대학원도 나왔어요. 하지만 프로게이머 아니어도 분야에서 일할 수 있긴 하잖아요." 그렇게 나중에 멋쩍은 듯이 화해를 했지만 오랜만의 전화를 기분 좋게 끊지 못했다.     


어제 기사로 태국에서 이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스포츠 강국인 대한민국은 십년 전보다는 한걸음 나아갔지만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 WCG라는 세계대회가 종목별로 열렸고 대한민국은 항상 최상위권을 이룰 만큼 실력만큼은 최강자다. 규제와 핍박 속에서도 그만한 성적을 만들어내고 이만큼 시장을 키워왔다는 것만으로도 찬사의 대상이다. 또 하나, 규제와 핍박조차도 막지 못하는 창의와 열정의 수요가 곳곳에서 실현되기에 그 대세의 꺾을 수 없을 것이다. 이스포츠 시장의 발전은 무궁무진하다.     

그렇다면, 이스포츠는 게임이라는 것으로 완전히 치환시킬 수 있을까?     


단연코 말할 수 있다. "No!" 이스포츠라는 건 스포츠화될 수 있는 것이고 하는 맛! 보는 맛!이 공존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플레이어만 재밌다면, 시청자가 존재할 수 없고 팬덤 층이 생길 수가 없다. 즉, 게임 외에는 외부적인 추가 시장형성이 불가능하기에 이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생각해보자! 얼마 전, CJ비비고에서 LA레이커스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유명 LA레이커스 선수들이 CJ비비고 로고를 노출시키면서 농구 코트를 누빈다. 그 선수들의 건강관리를 하는 매니저, 전략전술을 하는 코치, 좋은 선수를 사고 팔고 또는 교환하며 팀의 전력을 높이는데 집중하는 스카우터, 선수들의 기념품을 팬에게 판매하는 가게 등이 LA레이커스로부터 발생하고 선수 이외의 다양한 직업군이 생기면서 시장형성을 해나가고 있다. 이것과 동일한 논리로 이스포츠도 커나가고 있다. 프로게이머를 중심으로 다양한 직업군이 무궁무진 생기고 있다.     

이를 애써 외면한다면 변화를 애써 피하는 것 뿐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좀 더 현실적인 고민이다. 미국에선 교육현장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건강하게 게임하기, 게임으로 심리와 사회관계망을 형성하기 등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그 교육의 실효성을 떠나 훨씬 더 바람직한 방향이다. 중독, 과몰입을 방지하며 건강하게 즐기고 재능과 실력이 있다면 프로게이머로, 애정과 열정은 있지만 재능은 다소 부족한 이는 매니저, 코치 등 연계된 직업군으로 건강하게 사고하고 진로 설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이스포츠를 하면 너무 즐겁고 이왕이면 그 관련 업종에서 일할 수 있으면 재밌고 행복할 수 있다고 하니깐! 어른들의 잣대로 지레 짐작 판단하지 말고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전향적 자세로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잠시 생각에 잠겨, '게임중독' 관련 100분 토론영상을 틀었다. 대도서관 등 유명 게임 크리에이터와 학부모 대표가 출연한 영상이었다. 그 영상에 달린 댓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을 남기고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댓글: <게임1시간: 중독, 공부5시간: 부족>



커피 한잔의 여유

국회와 사회적기업, 스타트업CEO, 변호사(로스쿨준비생)


소개      

김인호입니다. 20대에는 사회적기업가로 살았습니다. 30대에는 국회비서관, 스타트업CEO, 변호사로 살려고 합니다. 그리고 40대에는 제 생각을 펼치며 사회를 설득시키고자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내 성장기를 함께 해온 이스포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