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변화와 용기(2)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
내가 내린 선택은 내게 도전이자, 내 삶의 터닝포인트가 될 변화의 시작이었다. 누구나 삶을 살면서 크고 작은 변화들을 마주하게 된다. 삶이라는 거대한 시간 속에서 평소와는 다른 하루와 맞닥뜨리며 나타나는 무수한 갈림길에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변화를 맞이하는 건 모두가 같지만, 그 시기도, 강도도 서로 다른 갈림길에서 우리는 선택을 요구받는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당면하게 될 다양한 과제를 풀어내는 방식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만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는가와 그렇지 않은가는 상이할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나아가거나 퇴행한다.
당면한 과제에 내가 취한 자세는 말 그대로 ‘정면돌파’였다. 모르면 검색을 하고, 누구라도 붙들고 물어봤으며 시험과 관련된 자료라면 가리지 않고 모았다. 남들은 다 아는 정보조차도 내겐 너무 귀했으므로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렇게 얼기설기 모은 정보를 토대로 과목을 정하고, 오래전 입시 때의 문제집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가며 교재를 구매했다. 부족한 정보를 토대로 무작정 준비하기 시작했으니 더러는 지나고 보니 필요없던 것들도 있었지만, 당시 내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이 길이 최선이었다고 믿는다.
당시 내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할 수 있다는 믿음 딱 그 두 가지만이 존재했다. 처음 가보는 길 위에서 다시 시작하는 내게 어찌 실패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넘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다만 다시 일어나면 된다. 다치면 아프겠지만, 다쳐도 아픈 게 당연하다는 일을 인정하는 자세.
용기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주요 덕목 중 하나이다. 성장하는 이들의 내면에는 언제나 용기가 존재했다. 자신의 내면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이니만큼 누군가 강요하여 이끌어 낼 수도 없고, 애초에 그런 식으로 생길 감정도 아니다. 갈림길 위에서 오로지 당사자만이 내릴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 중 하나이다.
길을 선택한 뒤 후회하거나 책임져야 할 몫이 클수록 더욱 큰 용기가 요구된다. 그게 두려워 회피하거나 무력한 채 머물러 버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회피와 머무름 혹은 퇴행을 이겨낼 수 있는 심리도 용기로 이어진다. 선택과 선택에 대한 실패까지도 단단한 용기를 무기삼아 맞서볼만 하다.
아직은 이 길의 끝이 보이지 않아 시작점 위에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서 있지만. 그래, 조금씩 내딛다보면 길 끝에도 도달할 수 있겠지. 내가 한 걸음이라도 걷겠다는데 어찌 나아가지 못하랴. 다만, 언젠가 문득 뒤돌아 볼 때 스스로에게 내가 내린 선택을 부끄러워 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 길이 맞았던 걸까 고민하는 순간이 찾아와도 이미 고민하고 있을 나는 많이 성장해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