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5 체력은 國力
한, 미, 일 모두 각각의 그 챔피언을 가리는 시리즈가 끝이 난 것이다.
미국은 LA다저스가 월드리그 4승 3패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꺾고 2회 연속 우승을 하였다.
한국은 LG트윈스가 한화를 4승 1패로 꺾고 23년에 이에 25년에도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그렇다, 나는 지독한 야구광이었다. 그래도 지금은 그냥 하이라이트로 만족하지만 30대까지만 해도
3시간이 넘는 야구중계를 꼬박 시청하곤 했다. 프로야구가 1982년 한국에 출범했고 그때부터 어린이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야구를 좋아했다.
야구 글러브를 사고, 배트를 사고, 캐치볼과 배팅을 하면서 야구에 열광을 한 시기였다.
1990년 LG가 MBC청룡을 인수하면서 트윈스로 팀이름을 바꾸고 그 해 통합우승을 차지하고
1994년 신바람야구를 일으키며 4년 만에 우승을 하고 장장 29년이 지난 23년에 V3를 이룩했다.
군대에서 체육이라 함은 보통 육군은 축구 혹은 족구, 공군은 배구 혹은 농구를 많이 한다.
(공군은 하늘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배구, 농구를 많이 한다고 한다. 맞는지 모르겠다.)
카투사들은 일단 인원이 적어 (한 중대에 보통 10명 이하) 축구는 타 중대와 연합 아니면 힘들고 그래서
보통 농구를 가장 많이 한다. 또 20대 대학생들이 주로 농구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내 동기들이 일단 4명이니 2명 정도만 섭외를 하면 반코트로 쉽게 3:3 할 수가 있다.
연병장이 아닌 실외코트에서 농구를 하며, 야간에는 써치 라이트를 켜면서 하기 때문에 어쩔 때는
필 받으면 밤 10~11시까지도 한 기억이 난다. (물론 식사 마치고 쉬다 하면 대부분 7시 이후에 한다.)
그러다 미군을 한 명씩 끼면 정말 우리나라 프로농구처럼 '용병'을 데리고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
한국인이 아무리 잘해도 용병(미군) 한 명 잘 뽑으면 좀처럼 이기기가 어렵다는 것을 그때 몸소 깨달았다.
키는 얼마 차이 나지 않아 보여도 리치와 탄력 그리고 점프까지 정말 괴물 같은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는
미군들이 있다. 동양인들은 무게중심이 배꼽이라 하면 흑인들은 가슴에 있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운동능력
자체가 넘사벽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우리 포대는 코트와 배럭스가 걸어서 1분 정도라 정말 농구를 많이 하고 주말에는 테니스도 많이 쳤다.
선임들은 주로 테니스 치고 나와 후임들은 뛰는 걸 좋아해서 농구를 많이 했다.
여름에 써치 키고 밤 11시 정도까지 농구하면 비 오듯 땀을 쏟아 내고 이온음료 한 캔 들이키고 샤워하고
잠자면 꿀맛이 그지없다.
한 달에 한 번씩 카투사 정훈 교육에는 우리 포대 말고 다른 포대도 같이 모여서 교육도 받고 교류도
하게 되는데 지원포대와 본부포대는 주로 농구를 많이 하지만 호비 캠프에 있는 알파 포대는 야구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아마 야구 좋아하는 선임이 앞장서서 하지 않았을까 한다. 최소 4-5명 이상 필요한데
그러면 반드시 미군과 함께 끼어야 인원이 구성된다. (전부 운동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서 부대에 10명의
카투사가 있어도 7명이 운동하면 많이 하는 것이다.) 나도 야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알파 포대의 야구 소식을
들으면 궁금해지고 어떻게 하는지 물어본다.
야구 글러브를 구하고 방망이를 구하고 헬멧은 케블라는 사용하고 나름 보호 장비를 어떻게든(?) 구해서
한다고 한다. 농구든, 야구든 모두 미국이 원조이고 미국에서 프로 스포츠가 발달되었기에 시장도 크고
페이도 상상을 초월해서 받고 어려서부터 운동을 많이 하는 미국인들은 군대에서도 계속하게 된다.
알파포대와 얘기를 하다가 야구를 몇 시간까지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후임의 대답이 걸작이고 아직도 내 귀에 생생하다.
'몇 시간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요 저희 27회 말까지 해요 빳따 들지도 못할 만큼 손이 후 달리고 덜덜
할 때까지 쳐요' 뻥처럼 들렸는데 덤덤하게 툭 하고 내뱉는 말이 상상만 해도 웃겼다.
참고로 미국 프로야구는 무승부가 없다 승부가 날 때까지 한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도 3차전이 18회 말까지
6시간 39분 동안 이어졌다. 단순계산은 어렵지만 27회 말은 7시간은 걸리지 않았을까? 그럼 야간경기가
아니라 주간 경기에서 야간까지 갔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토요일에 했다니 맞는 말이다. 근데 계절이 겨울인데 그랬다는 게 더 웃겼다.)
야구든 농구든 끝장승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성취감? 자신과의 싸움? 극한체험? 뭐가 맞는지 정답은 모르겠다.
한 가지 느낀 것은 그러고도 다음 날 미군들은 쌩쌩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고기를 먹고 우유를 마셔서 그렇다고 치부하기 싫다. 그것보다 어려서부터 체력을 키우고
자신의 몸을 계발하는데 게을리하지 않고 공부를 하더라도 체력을 동시에 중요시하게 여기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이제 50이 넘어서부터 정말 잔잔한 성인병이 계속 찾아온다.
당뇨에, 고지혈에, 오십견 그리고 얼마 전 손가락 골절 등 계속 몸이 안 좋아지는 걸 느낀다.
나름 20대 카투사 있을 때는 2 마일런, Sit up, Push up, 그리고 농구로 단련된 몸으로 체력은 자신 있었는데.......
더 늦기 전에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가벼운 헬스라도,,,,,오래 걷는 것보다는 근력 운동이 좋다고 한다.
한번쯤은 다시 한번 4-5시간 이상 농구도 해보고 싶고 27회까지 야구도 정말 해보고 싶다.
체력을 키워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아프고 100세까지 사는 것보다 팔팔하게 80세까지 사는 게
나을 수 있다. 건강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