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거장 '난니 모레띠', 배우의 길 걷는 피아니스트 '유선희'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난니 모레티가 <찬란한 내일로>로 돌아왔다.
영화를 만나는 것만도 반가운데 <씨네21>을 통해 인터뷰할 기회가 생겨, 지난달 난니 모레티와 화상으로 만났다.
인터뷰에 임하는 난니 모레티는 작품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발랄하고 유쾌했으며 열정적이었다. 강한 에너지 덕분에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데도, 알아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찬란한 내일로>의 마지막 장면을 찍은 긴 과정에 대해 들려주었는데, 거기에 스민 생각과 행동 양식 자체가 너무도 난니 모레티다워서 재밌었다(관련 내용은 인터뷰 기사에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5240).
또 이탈리아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유선희 님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그녀의 예술관에 들을 수 있었다(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105216).
한편 <찬란한 내일로>는 평가가 갈리는 작품이다. 누군가는 특유의 유머 감각과 정치, 예술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녹아든 전형적인 '난니 모레티 영화'라고 평가한다. 반면 이탈리아 정치 풍경을 정면에서 저격하던 그의 초기작에 비해 힘이 빠졌다는 시각도 있다.
나는 두 가지 평가 모두 공감하는 것이, 초기작에 비해 풍자가 약한 것은 사실이나 그것은 <찬란한 내일로>가 과거가 아닌 지금의 모레티를 투명하게 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것을 흠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의 모레티는 변화하는 영화 현장과 영화인, 플랫폼에 당황하면서도 그 모든 양태를 자신의 영화에 담으려 고군분투하는, 이전보다 조금 덜 뜨겁고 조금 더 여유로운 모습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2013)에서의 난니 모레티가 더 좋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거장이 바라보는 현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찬란한 내일로>는 여전히 의미 있는 영화다.
만일 누군가 묻는다면 영화관에서 볼 만한 영화라고 말하겠다. 덕분에 올해 5월은 더 푸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