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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의 화제작, <세계의 주인>

스포 없는 리뷰

common?quality=75&direct=true&src=https%3A%2F%2Fmovie-phinf.pstatic.net%2F20250723_7%2F17532327677561Ad0p_JPEG%2Fmovie_image.jpg <세계의 주인> 스틸컷

입소문을 타고 있는 하반기 화제작 <세계의 주인>이 개봉 10일 차에 관객 수 5만을 넘어섰다. 통상 독립영화 성공의 기점을 1만으로 잡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반응. 자기 색깔이 분명한 독립영화, 중소 규모 영화의 성공이 앞으로 영화계 향방을 가를 거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세계의 주인>을 향한 열기는 반갑다.


개인적으로 스포에 예민하지 않은 편이지만, 이 영화의 '무스포 챌린지'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나 역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이 영화를 봤는데, 중반부 이후 느꼈던 전환의 순간이 인상 깊었기 때문.


<세계의 주인> 만큼이나 훌륭하면서 느낌이 다른 작품으로 윤가은의 전작 <우리들>이 있다. 어린 인간들이 서로를 마주할 때 피어나는 감정과 어쩔 수 없는 생채기, 그 보이는 선택 같은 것들이 매우 훌륭하다. 한편 <세계의 주인>은 이런 장점을 가져가면서 조금 더 서사적으로 탄탄하게 조직되었다. <우리들>이 뺨이 발그레한 아이라면 <세계의 주인>은 넘쳐나는 감수성과 생각을 품은 청소년 같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들>이 더 좋았는데, <세계의 주인>이 좋았다면 <우리들>도 다시 보기를 추천한다.


아티스트에게는 자기를 세상에 알린 대표작이 있다. 그 대표작이 반드시 최고작을 의미하진 않는다. 봉준호의 <기생충>처럼 전에 쌓아둔 관심과 명성을 한 번에 몰아 받게 하는 작품도 존재한다. 그 주변을 맴도는 평자로서는 이런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윤가은 감독의 경우 <우리들> 때부터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느꼈는데, <세계의 주인>이 나타나 지난 아쉬움까지 날려버려 어쩐지 반가운 마음이다.


캐스팅, 연기 모두 좋다. 주연(서수빈), 엄마(장혜진)는 물론이고 주연 주변의 인물들 모두 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특히 좋았던 장면은 주연과 친한 언니가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던 장면.


또 이런 주제를 이렇게 여러 시각에서 조심스럽고도 담대하게 찍을 수 있다는 것, 영화가 최선을 다해 주인공의 옆에 있어주려 한다는 점이 무척 감동적이다. 상영관이 좀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

자세한 이야기는 곧 올라올 'PD저널'의 칼럼에서 마저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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