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뽑아본 2026 기대작 베스트 5.
지극히 개인적 기준.
작품성과 산업적 중요성을 고려하고 취향을 반영했다.
이 영화를 가장 기대하는 이유는 감독과 배우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노매드랜드>, <이터널스>로 관조적이며 정제된 세계를 선보인 클로이 자오. <노매드랜드>는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을 휩쓸었다.
여기에 <노멀 피플>, <애프터썬>, <글래디에이터 2>로 지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폴 메스칼. 그는 아일랜드 특유의 거칠고 담백한 매력이 살아있는 배우다. 그리고 <이제 그만 끝낼까 해>와 <X를 담아, 당신에게>에서 사랑스럽고 서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제시 버클리.
제작은 내가 좋아하는 두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샘 멘데스. 멘데스의 <레볼루셔너리 로드>, <007 스카이폴> 참 좋아했는데. 이런 조합이면 나보고 그냥 영화보다 좋아서 죽으라는 건지.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탄생하기까지 숨겨진 스토리를 다룬다고 하는데, 사랑과 가족을 관통하는 드라마일 것으로 예상한다.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관객상'을 수상한 걸 보면 반응이 나쁘지 않은 듯. 국내 개봉은 2월 25일 예정. 어떻게 기다리냐고요 ㅠ
예고 영상도 이뻐서 아래에 남김. 오늘부터 자오 전작을 다시 보면서 공부할 예정. 후… 설렌다.
공식 트레일러 https://www.youtube.com/watch?v=oUxakZerBOk
다음은 <그린 나이트>, <고스트 스토리>, <피터와 드래곤>으로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데이빗 로워리'의 신작이다.
로워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 중 한 명이다. <피터와 드래곤>은 시리즈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고, 천을 뒤집어쓴 <고스트 스토리>의 이미지는 여기저기서 변용되며, <그린 나이트>의 360도 패닝숏은 인상 깊었다.
그는 현실과 판타지를 뒤섞어서 몽환적인 세계를 주조하는 감각이 탁월하며, 누아르와 러브스토리를 섞은 듯한 독특한 감성을 선보이는데, 이게 너무나 맛도리임. 20년 내로 거장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 확신한다.
<마더 메리>는 공포, 스릴러 장르라고 한다. 어떤 작품일지 도무지 감이 안 온다. 예고편을 보면 <블랙 스완>처럼 광기에 휩싸인 예술가의 모습도 보이고, 샤머니즘의 요소도 나온다. 앤 해서웨이가 전설적인 팝스타 역할을 맡았다.
끝내주게 재밌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미국에서 오는 4월 개봉. 한국 개봉은 미정ㅠ 하지만 머지않아 수입될 것 같다.
다음은 소문이 무성했던 나홍진의 <호프> 조인성, 황정민,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그야말로 쟁쟁한 스타들이 출연한다. 비무장지대 '호포항'에서 믿기 힘든 현상을 마주하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
나홍진이 만드는 SF 스릴러라 기대가 크다. 나홍진은 <추격자>, <황해> 같은 스릴러에서 출발해 <곡성>, <랑종>(나홍진 제작) 같은 샤머니즘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 같다. 그러니 미지의 존재를 둘러싼 스릴러는 그의 관심사가 집중된 소재. 예술가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해야 잘 되는 법이다.
박찬욱, 봉준호 이후 세대로서 선두에 있는 나홍진의 작품이며, 한국 영화 중 역대급 제작비가 투입되었다(500억 원대 추정). 한 마디로 산업의 측면에서 잘 되어야만 하는 작품.
<호프>가 주저앉는 현실은 상상하기 싫으나, 만일 그렇다면 한국 영화계에 큰 타격일 것이고, 잘 된다면 다시 극장가에 활기가 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홍진에 관한 선호와 무관하게 열렬히 응원 중. 올 7월 개봉 예정.
스티븐 스필버그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돌아왔다. 우주에 관한 SF 미스터리.
<E.T.>나 <미지와의 조우> 등 알 수 없는 존재와의 접촉은 스필버그 영화의 오랜 화두다. 그 과정의 신비, 낯섦과 공포, 설렘과 경외는 스필버그 영화의 모든 것이다.
<디스클로저 데이>에서 스필버그는 자신의 본령으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아마도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으로 감각하는 공포와 경이로움을 함께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내 긴장관계에 관한 통찰을 담고 있을 것이며, 그의 필모에서 또다시 한 획을 그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연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콰이어트 플레이스>, <오펜하이머>에 출연한 에밀리 블런트.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필모를 착실히 쌓아나가는 배우다.
예고편에서 기상 캐스터가 입을 벌리자 말 대신 들려오는 사운드. 인간과, 인간을 벗어난 것이 마주칠 때 몰려오는 소름 돋는 감각을 너무도 잘 포착하고 있다. 예고 자체가 예술이라 감상을 권한다. 한국은 6월 10일 개봉 예정.
티저 예고편 https://www.youtube.com/watch?v=_x41v8kaW0w
다음은 <오디세이>. 말이 필요 없는 기대작.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주연은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앤 해서웨이, 로버트 패틴슨, 루피타 뇽, 젠데이아 콜먼...
마블과 DC 같은 초대형 IP 시리즈를 제외하고, 한 작품에서 이 정도 라인업이 가능한 일이었나. 지금 영화계에서 놀란의 입지를 느끼게 한다.
놀란은 나의 개인적 관심에서 빗겨 나 있었다. 기억과 윤리 등 철학적 주제를 고민하던 초반과 달리, 최근에는 영웅주의적 서사와 물리법칙의 영화적 구현에 천착하는 것이 취향과 달라서다. 하지만 그가 지금 '스펙터클'을 가장 잘 구사하는 감독이며, 이 정도의 대작을 이끌 몇 안 되는 창작자라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오디세이>는 본격적으로 그의 최근 화두인 '영웅'을 깊이있게 다루는 이야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작품일지 궁금해진다. 국내 개봉은 7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