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고레에다 히로카즈, 그리고 베이비박스
<브로커> 속 아이유에 대한 기대
아이유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한국 연출작 <브로커>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람들이 아기를 두고 가는 '베이비박스'. 그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한국에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느 가족>으로 알려진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가족'이라는 형태로 묶인 한 다발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관찰하며 그들 사이의 관계와 감정을 탐구하는 감독이다. 송강호, 강동원 등 스타들이 함께하는 작품이라는 점을 제외해도 아이유의 이번 선택은 그녀의 연기를 위한 최고의 행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전에 배우로서 아이유에 대한 글을 쓰며 '감독들이 아이유 활용법을 좀더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페르소나> 중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으로 <키스가죄>를 꼽으며 "아이유는 상대 배우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 조용히 귀 기울일 때 단단하고 성숙한 연기를 펼친다. 만약 아이유가 다음 작품에서 연기변신을 꾀한다면, 여성 버디무비에서 모성애를 발휘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라고 했다. 이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배우로서 이지은은 작품의 중심에서 뮤즈가 되기보다 자기의 자리를 내주며 한 켠에 물러서고, 모성애를 발휘하는 역할이 잘 어울릴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또한 섬세한 감성을 지닌 그녀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현장에서 쟁쟁한 연기력을 갖춘 사람들과 호흡을 주고받으며 영향을 받는다면 연기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그녀의 안의 무언가를 새로 일깨우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유, 고레에다 히로카즈, 베이비박스의 조합은 찬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