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부서지는 차들. 고막을 때리는 파열음. '저게 가능하다고?' 싶은 과장된 액션. 화면 가득 클로즈업되는 주인공의 느끼한 웃음.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한 마디로 헐리웃 특유의 자극적인 맛을 입 안 가득 시원하게 채워주는 영화다. 또 자동차로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을 모조리 보여주겠다는 듯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이 영화에서 자동차는 사람을 태우는 운송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사람을 태우고 싸움을 벌이는 '로봇'에 가깝다.
스토리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물론 개연성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영화는 높은 개연성보다 희박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 위에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볼거리에 집중한다. 카메라는 레이싱 노면에 바짝 붙어서 달리는 차를 쫓아가기도 하고, 쏟아지는 총알을 향해 달려가기도 한다. 더 위험한 이미지를 담아내겠다는 이 영화의 욕망은 대단하다. 한 마디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이게 말이 돼?"라고 묻는 관객에게 "뭐 어때, 재밌지 않아?"라고 자신 있게 되묻는 영화다. 그런데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가. 그런 뻔뻔함이 반갑게 느껴진다.
물론 성긴 부분도 있고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정신없는 액션에 넋을 놓았다가 '재밌긴 한데 너무 길다'고 투덜대며 극장을 빠져나오는, '극장 나들이'의 참맛을 오랜만에 되찾아줄 영화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