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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홍수정 May 05. 2022

#영화 추천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틸컷


#줄거리

1979년 소비에트연방의 카자흐스탄. 청년 셰르 사디코프(아스카르 일리아소브)는 경찰 수사팀에 수습으로 합류한다. 그는 진정한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누나 다나(사말 예슬랴모바)는 엄마와 같은 심정으로 셰르를 지켜본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여성들을 잔혹하게 살해해 토막내는 연쇄살인 범죄가 발생한다. 셰르는 사건에 투입되고, 감당하기 어려운 실상을 지켜보며 범인을 잡기 위해 분투한다. 셰르는 수사 중에 부상을 입고, 누나 다나는 격분한 나머지 그의 상사들에게 거칠게 항의한다. 그 상황이 창피했던 셰르는 다나에게 화를 내는데, 그날 밤 다나는 사라진다. 연쇄살인이 벌어지는 마을, 셰르는 수사를 계속하며 누나 다나를 찾아나선다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간만에 극장가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고려인이자 아시아의 신예로 떠오르는 박루슬란 감독연출했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데요, 주인공 아스카르 일리아소브는 폭력적인 세계에 던져진 말간 얼굴의 신입 수사관을 온몸으로 연기합니다. 샤말 예슬라모바는 동생에 대한 걱정과 애정이 가득한 누나 역할을 훌륭하게 연기해요. 누나보다는 '누이'라는 말에 더 어울리죠. 고목처럼 건조하고도 단단하게 나이든 관록있는 경찰을 연기한 이고르 사보치킨의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영화는 연쇄살인 사건을 따라가면서 주인공인 경찰과 범인의 대결을 다루고 있어요. 또 여성 문제나 폐쇄적인 국가 체제의 모순도 짚는다는 점에서 <살인의 추억>이나 <추격자>도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깊은 것은 이 작품만의 독특한 리듬인데요, 범인을 찾기 위해 긴박하게 달려가기 보다는 살인 현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당대의 공기를 포착하는 집중합니다. 그런 연출 덕분에 어딘가 썰렁하고 냉랭한 이 영화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형성되죠.


박진감 넘치는 범죄물을 찾는다면 이 영화는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연쇄 살인을 소재로 1979년의 카자흐스탄을 건너보는 색다른 시선을 느끼고자 한다면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절대 실망을 안기지 않을 것이라 확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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