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자극적이고, 변태적이고, 눅눅하고, 조용하고, 때로 기진맥진하고, 때로 적막하고, 썰렁하고, 축축하고, 약간 귀엽고, 피냄새를 풍기고, 잔혹하고, 무척 낭만적이다.
이 영화와 가장 유사한 DNA를 지닌 것은 박찬욱의 유일한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2018)이다. 내가 생각하는 박찬욱의 최고작. 이것보다 조금 멀지만 <박쥐>(2009)나 그의 숨겨진 수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와도 닮은 점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은 박찬욱의 어떤 전작과도 다르다는 점이다. 전진이든 후퇴든, 그는 결코 같은 자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 점이 감동적이다.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갈릴 것이라 예상한다. 나는 긍정적이다.
아니, 그보다도 심각하게 내 취향이다. 민속적인 소품과 전통 가요같은 나른한 OST까지. 박찬욱은 어쩌자고 이런걸 만들어서 나를 설레게 하나. 구석구석 너무 취향이라 객관적인 평가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개봉하고 몇 번 돌려보며 생각을 정리해 봐야겠다. 영화는 2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