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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홍수정 Mar 01. 2018

개봉작 소개, <더 포스트>

영화 소개

 미리 언급할 필요가 있는 좋은 영화들을 '개봉작 소개'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더 포스트>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인 2. 28. 개봉했고 <이티>, <쥐라기 공원>, <쉰들러 리스트>, <우주전쟁> 등 수많은 영화를 연출한 헐리웃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지금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시라고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주말 극장가를 맞아 선택하신다면 후회 없으실 것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통상 <이티>, <마이 리틀 자이언트>처럼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영화, 혹은 <링컨>, <스파이 브릿지>처럼 과거의 특정한 사건을 통하여 미국에 대하여 말하는 차분한 톤의 영화들을 연출하는데요, <더 포스트>는 후자에 속합니다. 그리고 후자의 영화들은 대개 수작이고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는 1971년에 '뉴욕타임스'가 '펜타곤 페이퍼'에 대한 특종을 보도하면서 시작됩니다. 그 특종의 내용은 질 것을 알면서도 베트남 전쟁을 지속한 미국 대통령들에 대한 폭로이고요. 이에 언론인으로서 경쟁심과 무력감을 느끼던 '워싱턴 포스트지'의 편집장 벤(톰 행크스)은 우연히 기밀문서인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합니다. 그는 신문사 발행인인 캐서린(메릴 스트립)에게 이 페이퍼에 관한 기사를 보도하자고 설득합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캐서린에게 다각도로 압력이 들어오고, 캐서린은 여성 발행인을 무시하던 당대의 시선들 속에서 일생일대의 결정을 고민하게 됩니다.


사실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고 많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이야기만을 따라가다 보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 저는 다음과 같은 포인트들을 유념하며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1. 카메라가 어디서 출발하여 무엇을 보는지를 찬찬히 보시길 바랄게요. 이 영화의 카메라는 많은 순간에 누군가의 시선을 대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자들 사이에서 출발한 카메라는 정치인이 거짓된 보고를 하는 것을 응시하는데요, 이는 당시의 언론이 진실에 접근하지 못하고 정치인의 거짓말밖에 듣지 못하는 상황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또는 당시 권력에 중심에 있는 닉슨 대통령을 찍을 때 카메라는 감히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매우 멀리서 바라보기도 하죠.

카메라가 어디에서 출발하여 어느 곳을 어떤 방식으로 비추는지, 그런 선택 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생각이 묻어 있습니다. 이 영화가 수작인 이유는 이토록 충실하게 카메라의 시선에 관하여 자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유념하고 보신다면 매우 흥미롭고 풍부하게 영화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 영화가 정보가 퍼져나가는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 그리는지를 보시길 바랄게요. 힌트를 드리자면 그것은 주로 기자들이 일을 하는 방식에서 묻어나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에서도 은밀하게 드러납니다. 결국 이 영화는 하나의 권력이 독점하던 정보가 대중에게 퍼지는 과정을 다루는데, 매우 아름답고도 세련된 방식으로 그것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 장면들을 능동적으로 찾고, 또 감상하신다면 영화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더 포스트>는 톰 행크스와 메릴 스트립의 연기 앙상블만 보아도 즐거운 영화입니다. 특히나 톰 행크스의 연기는 요란스럽지 않아도 탄탄하고 묵직해서 그가 얼마나 좋은 연기자인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차 비평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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