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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평론가 홍수정 Jan 05. 2023

내 삶도 하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신작 추천] 3000년의 기다림

[신작 추천] 3000년의 기다림

<3000년의 기다림>

2023년의 시작과 함께하기 좋은 영화가 나왔다. <매드 맥스> 시리즈를 연출했던 조지 밀러의 신작 <3000년의 기다림>이다. [신작 추천] 3000년의 기다림

 [신작 추천] 3000년의 기다림

서사학자 알리시아(틸다 스윈튼)는 우연히 신비로운 병 하나를 갖게 되고, 거기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정령 정령 지니(이드리스 엘바)가 등장한다.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말에 알리시아가 머뭇거리자, 지니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단은 예고편과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 말을 먼저 해야겠다. <3000년의 기다림>의 예고편은 마치 매드 맥스의 뒤를 잇는 소원성취 판타지 액션물인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영화는 그다지 신나지도 스릴이 넘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은밀하게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천일야화를 관객에게 속닥거리는 느낌에 가깝다. 그 감성은 영화의 OST에 잘 묻어난다. 그러니 이 영화의 감성을 미리 맛보고 싶다면 예고편보다는 아래의 OST를 참고할 것을 추천한다. (영화에 중요하게 등장하는 곡이므로 스포가 싫다면 건너뛸 것)



<매드 맥스>를 연출했던 조지 밀러가 어떤 이유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번 선택은 매력적이다. 거칠기만 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장엄하고 유려한 음악을 연주할 때의 감동 같은 것. 


물론 영화 자체도 좋다. <3000년의 기다림>은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정말 좋은 순간들은 이야기들 사이를 잇는 공백 같은 장면들에 있다. 이 장면들의 매력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글에서 다시 설명할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테마곡이 자꾸만 머리를 맴돌며, 이런저런 허튼 생각과 감정들이 피어난다. 사람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영화다. 신화 같이 오래된 이야기를 들으며, 내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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