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빌보드>는 제가 생각하는 올 해의 첫 걸작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주리의 작은 도시 에빙에서 딸이 강간살해를 당하자, 그 엄마인 밀드레드(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세 개의 빌보드에 광고를 냅니다. 죽어가며 강간당했다. 아직도 못 잡았다고?어떻게 된 건가 윌러비 서장.
이 도발적인 빌보드는 뉴스에도 나오며 작은 마을을 발칵 뒤집어 놓습니다. 윌러비 서장(우디 해럴슨)은 범인을 찾을테니 일단 광고를 내리라고 하고, 경찰 딕슨(샘 록웰)은 밀드레드에 반감을 가집니다. 밀드레드의 전남편 찰리 마저 밀드레드를 싫어하고, 점차 이 마을에 빌보드를 둘러싼 사건들이 하나 둘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감독은 <킬러들의 도시>, <세븐 사이코패쓰>를 연출했던 마틴 맥도나입니다. <쓰리빌보드>는 베니스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였고, 주인공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조연으로 활약했던 샘 록웰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왕좌의 게임>에서 티리온 라니스터로 많은 인기를 끈 피터 딘클리지도 신스틸러로 열연합니다.
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코엔의 영화 <파고>에서 만삭의 경찰로 눈에 띄는 연기력을 보여주었죠. 이 번에도 맥도맨드의 연기력은 단연 발군입니다. 그러나 저의 눈길이 더 오래 머문 것은 샘 록웰의 연기인데요, 그는 차별주의자 경찰 딕슨을 매우 풍부하게 연기합니다. 그는 뒤뚱거리는 걸음걸이 하나에서도 미련하면서 한편으론 신념에 가득찬 경찰 딕슨의 모습을 보여주는 놀라운 연기를 선보여요. 세상에 좋은 연기자가 많다는 건 정말 축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 2014년에 작고하고 그의 빈자리가 채워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놀라운 연기자들이 속속 나타나니까요. 저는 샘 록웰을 눈여겨 보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며 주목하면 좋을 부분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빌보드의 붉은 색이 영화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보시길 바랄게요. 올 아카데미 작품에는 붉은색이 의미심장하게 사용된 작품들이 많네요. 이 영화 역시 빌보드의 붉은 색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방에서 출현하니 그 흐름을 따라가시면 흥미로우실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언어의 사용을 주의 깊게 보시길 바랍니다. 영화는 가히 언어의 대결이라 봐도 좋을 정도로 다양한 말하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캐릭터마다 말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런 방식들이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냅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에 배어 있는 서부극의 정취를 느껴보시기 바랄게요. 이 부분들은 차후 비평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쓰리빌보드>는 3.15. 목요일 개봉입니다.
저의 비평은 3.17. 토요일자 <씨네21> 지면, 혹은 그후 씨네21 홈페이지나 브런치에 올라오는 글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