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밝은 터널

보름달은 별을 삼킨다

by 최전호

긴 터널 안에 갇혀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제부터가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고, 그 끝은 도무지 상상할 수 조차 없다고.

상상할 수 조차.

시작도 내 의지가 아니었고, 끝도 내가 원한다고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가람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도 나와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다르다고 말했다.

너와 나는 정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이라고.

가람이는 아니라고 했다.

우리가 서로의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이라면 왜 함께 담배를 피우고 있겠냐며.

그럴지도 모른다.

너무 어두운 것도 터널이지만,

너무 밝은 것 또한 터널이다.

시작과 끝을 가늠할 수 없으면 우리가 어디에 서 있건 그곳은 터널이다.

그리고 가끔은 그 터널 안에서 함께 나누어 피는 담배 한 개비로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가람이가 내게 나눠준 건 담배이기도 했지만, 삶의 첫 위안이었다.

아무도 나에게 주지 않았고,

누구에게서도 내가 받으려 하지 않았던.



가르치고, 여행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씁니다.
저서로는 “첫날을 무사했어요” 와 “버텨요, 청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