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

보름달은 별을 삼킨다

by 최전호

이야기가 점점 끝나감을 느낀다.

결말이라는 건 원래 정해지지 않았던 것이었고,

그러므로 어떤 예측도 할 수 없었다.

다만 끝이 가깝다는 걸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어떤 방향으로든지 한 번 결정되어 버리고, 그 길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걷잡을 수 없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그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만이다.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함과, 알 수 도 있겠다는 자만은 종국엔 같은 모습을 띤다.

그건 이미 그렇게 정해져 버린 것이고, 그것엔 어떤 변명이나 노력도 통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포기 비슷한 담담함이다.

보이는 그 길로 가면 된다.


결말은 두려운 게 아니라 또 다른 안식일 수 있다.

그것만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

끝이 안식이 되길.

나에게도.



가르치고, 여행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씁니다.
저서로는 “첫날을 무사했어요” 와 “버텨요, 청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