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걸 할 때 가장 즐거우신가요?
각종 어학 점수에 대외활동에 자격증에 인턴 경험 등등 온갖 화려한 스펙으로 무장해도 서류 통과 하나 되기도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주는,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하게 들려오는 말입니다.
취업 빙하기가 아니었을 때가 언제였을까요? 생각해보면 취업의 문은 항상 차갑게 또 단단하게 얼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히 그리고 유달리, 나에게만 굳게 닫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원하는 회사, 원하는 직무에 계속 도전해보지만 훌륭한 지원자(이 글을 읽는 당신도)는 너무나 많은데 채용하는 사람은 너무나 적으니,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마냥 취업이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흘러가고, 나이는 먹어가고, 먼저 취업한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주변 눈치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난 열심히 했는데 무엇이 그렇게 부족하길래 이렇게 안 되는 걸까,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자존감은 나날이 바닥을 칩니다.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습니다. 마구잡이로 이력서를 냅니다. 10개, 50개, 100개... 매번 똑같은 이력서에 그때그때 회사 상황에 맞춰 바꾼 자기소개서. 내가 가고 싶은 회사와 하고 싶은 일 따위 이제 안중에도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괜찮다 싶은 회사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따지지 않고 다 찔러봅니다.
자기소개서에 지원 동기를 쓰는 게 너무나 힘듭니다. 빨리 취업해서 돈 벌면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 라는 말을 '나는 이 직무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인재이다'라고 매우 그럴싸하게 포장합니다. 그런데 또 거짓말은 아닙니다. 나는 분명 여기까지 성장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으니까요.
그렇게 열심히 서류를 내고 떨어지고 면접을 보러 다니기를 수차례 끝에 합격이라도 하게 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이 기쁩니다. 고생 끝, 행복 시작. 합격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다 나옵니다. 지난날의 그 처절한 노력들에 큰 박수를!
이제 가슴 펴고 당당하게 '나 취업했다!!!'라고 말하고 다닐 수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모으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지, 라는 장밋빛 미래도 그려봅니다. 내가 가고 싶었던 회사,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내가 잘 모르는 생소한 분야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취업에 성공했는데 그게 다 무슨 상관이겠어요.
'취업은 속도가 아닌 방향'
여기 어느 현직자님의 한 마디가 있습니다.
취업난에 다들 힘든 거 알아요. 가면 갈수록 힘들죠
가릴 때가 아니란 것도 너무 잘 알아요
그래도 첫 취업은 정말 신중히 했으면 좋겠어요
'난 지금 당장 취업하는 게 급한데 이게 무슨 소리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현직자님께서 '이 말만큼은 꼭 하고 싶다'며 남겨주신 코멘트를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곳저곳 많이 지원했어요. 그리고 지금 회사에 덜컥 합격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는데,
정말 재미가 없어요. 안 맞는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몰라요. 그렇다고 이 나이에 다른 분야의 신입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애초에 시작할 때 하고 싶은 일에 왜 더 도전해보지 못했을까 후회 많이 합니다.
주변 시선 신경 쓰느라, 남들이랑 비교하느라 정작 내 인생의 목표를 이룰 생각을 못했어요.
그러니 그저 맹목적으로 내가 원하지도 않는 회사에 취업하지 말고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목표를 정하세요. 그리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무얼 해야 할지 차근차근히 고민해보세요.
취업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눈 앞에 놓인 것만을 보고 바쁘게 달리는 건 아닐까요?
힘든 취준 생활이 길어지다 보면 미래에 대한 생각보다 당장 취업하기에 급급해지기 마련입니다. 맞아요. 무척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때 한 템포 멈춰 서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취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내가 미래에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살 것인지를 첫 번째로 결정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내가 원하지도 않는 일로 미래를 쭉 살게 된다면, 그것만큼 인생에 있어서 괴로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코멘토의 수많은 진로 상담 사례에 현직자 분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라고 한결 같이 입을 모아 코멘트를 해주십니다. 스펙 쌓기도 중요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겠지요.
실제로 현직자 중 많은 분들이 첫 직장을 원하지도 않는 곳으로 갔다가 후회하고, 오랜 시간을 거쳐 지금의 자리를 찾았다고 말씀하십니다. 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 줄 깨닫고 그것에 매진했다면, 그렇게 힘들어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일 없이 즐겁게 커리어를 잘 쌓았을 거라고도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취준생 여러분. 시간이 조금은 오래 걸리고 남들보다 돌아가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 해서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를 스스로에게 되묻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일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남들보다 빠를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세요.
뜨거운 여름이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 하반기 공채가 시작되기 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