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고 싶던 시절도 있었지만.

적자생존(適者生存)... 살아남자.

by 꼬메뜨

20대 때는 어떻게든 취업을 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면, 30대를 한 회사에서 지내면서 40대가 되기 몇 년 전부터 나는 퇴사를 꿈꾸었다.


처음 입사하고 6년 차? 정도까지는 정말 열심히, 알아서 잘해 왔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나름의 기준일 뿐, 실제 평가에서는 보통 점수만 받고, 고평가를 받지는 못 했다. 그때부터였을까, 퇴사를 꿈꾸게 됐던 건.


아니다, 실제로 '아 정말 그만둬야겠다.'라고 생각한 사건이 하나 있기는 했다. 그것은 나의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서 '어떤 것이 과연 평등한 걸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던 일이기도 하다.


현재 회사에서 5년, 그리고 6년 차가 되어가는 시점에 나와 비슷한 연차의 다른 팀 멤버는 이미 승진을 두 번이나 했다. 물론 일도 잘하는 멤버였고,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고, 퇴근을 늦게까지 하면서 일을 많이 하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그때는 승진에 대한 욕심을 그리 내지 않았다. 나는 열심히,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잘하고 있다고 믿었고 그걸 같이 일하는 팀장님은 알아주셨고, 실제로 승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도 했다. 그 시점에 내가 임신을 하게 되었다.


임신 + 출산 + 임신/출산 휴가가 세트로 되어버린 나는 첫째 아이를 임신 중에는 주말 출근까지 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그 시기에는 참 바쁘기도 했다. 팀 구성이 바뀌면서 신입에게 교육도 해야 했고, 새로운 안건, 문서화 작업, 기존 문서의 업데이트 등등. 바쁘고 바빴지만, 그때의 나는 모두 데드라인에 맞춰서 잘 끝냈다. 그리고 다시 개인 평가의 시기가 되었을 때 나의 팀장님은 역시나 내가 승진할 수 있도록 넌지시 일러주시곤 했다.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결국엔 임신과 함께 출산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승진 목록에서 빠진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 이미 임신 중에 출산 후에 육아 휴직을 얼마나 할 것인지 상담을 마친 상태였는데, 내가 첫 아이이기도 하고 첫 1년을 오롯이 엄마로서의 기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1년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된다는 걸 이미 공지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결론적으로는 보육원에 자리가 없다는 것과 코로나 문제까지 겹쳐서 나는 총 2년 반 정도 회사를 쉴 수밖에 없었다. 회사 일은 쉬었지만, '엄마'라는 이름이 붙었기 때문에 전혀 쉰 상태는 아니었다. 육아를 하면서 후배에게도 이런 식으로 대하면 좋겠구나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기도 했다.


복귀한 뒤에 나의 일이 어느 정도 돌아오기는 했지만, 결국에는 또 승진하지 못했다. 나와 몇 개월 먼저 출산한 다른 부서의 여자 직원은 비슷한 연차에 승진을 했는데 나만 못 하고 있었다. 안 그러고 싶었지만, 속상하긴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회사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만 1살의 아이가 보육원(어린이집)에 입소하면서 각종 질병에 시달렸기 때문에 초반에 쉬는 날과 중간에 일을 빠지는 날, 회의에 참가 못하는 시간들이 많았다. 2년 반 정도 회사 일을 쉬면서 그 사이에 내가 일을 가르쳤던 후배들은 재빠르게 날 쫓아왔고, 나의 머리는 로딩이 걸리곤 했다. 어찌 보면 또 당연하다. 내가 없는 시간 동안 내가 담당했던 것들은 남은 사람들이 나눠서 일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회사 일에 점점 욕심이 없어져갔다. 회사라는 곳에 살아남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다. 그렇다고 우울해하거나 무너지지 않았다. 그저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에 따라서, 회사 일이 더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육아 휴가를 거의 즐깆지 않고, 육아 도우미를 부른다던가 어린이집에 빨리 보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일본이라는 타지에서 육아를 도와줄 사람은 전혀 없기와 나와 남편 둘이서 책임을 다 해야 한다. 그것이 또 한편으로 기쁜 일이기도 했다. 아이의 모든 성장을 제일 처음, 현재 나와 가장 가까운 남편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의 성장과 함께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다시는 돌이켜 볼 수 없고, 또 오지 않을 것들이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 안의 어딘가에서 일에 대한 '성취감'이라는 것은 옅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나 보다. 회사 일이 아닌 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먼저 블로그를 시작했다. 무엇이든 뭐든 글을 좀 다시 써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후로는 유튜브도 시작해 보고, 채널을 두 개로 늘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의외로 내가 직접 시간을 할애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기곤 했다.


물론 직접적으로 내 손안에 들어오는 돈은 당장은 적었다. 다만, 가능성이라는 걸 경험한 후에는 더 가속을 붙이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갔다.


선택과 집중.

퇴사 후의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지금,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아직 어린아이들의 케어, 42살이 되어 가면서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영어를 일본어만큼 말하기.


나의 40대에는 이 세 가지를 걸었다. 또 살아남자. 50대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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