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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May 04. 2020

혼잣말

Pier 39, San Francisco

 너는 믿지 못하겠지만 나는 너에게 들려줄 엄청나게 많은 이야깃거리들을 내 주머니 속에 담아놓고 있었어. 언젠가 네가 무심코 물어보아도 마치 네가 그곳에 가 있는 것처럼 말이야. 내 이야기 한가운데 서서 내가 말하는 곳을 바라보는 너를, 그리고 나는 그리웠다고 너의 뒷모습을 보며 속삭이겠지.


"맥주 한 병 더요, 한 병 더요. 우와, 정말 맛있는 클램 챠우더야. 하나 더 시키기엔 양이 너무 많다. 그런데 먹고 싶어.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나를 위해 시킬 테야. 웃지 말아 줘. 이 맥주, 한국에도 있을까? 없으면 많이 그리울 거야. 이제 모두 다, 언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까. 저기 봐, 물개야. 커플이다, 아니 형제일 수도 자매일 수도 아니 부부일 수도. 난 여기 혼잔데."


이층 전망 좋은 자리에 앉아서 혼자 별 생각을 다해. 그리고 발그레진 얼굴로 손을 들었지.


"여기 계산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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