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not about waiting for the storms to pass. It's about learning how to dance in the rain.
_Vivian Greene
책을 한 권 내게 됐습니다. 어쩌다보니 또 철학책입니다. 제목은 <물러서지 않는 마음>이고요. 사실 이 책은 제가 한없이 물러서야 했던 지난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 선택한 일이었습니다. 여기저기 외주를 받아 팀원들의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저와 김재원 선생님이 한 권씩 쓰면, 인세가 지급될 2022년 하반기쯤에는 조금 여유가 생기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마침 그 시기, 두 사람 모두 좋은 곳에서 좋은 제안을 받았습니다.
물론 얄팍한 마음가짐이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함께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하는 상황이 되었거든요. 그러니까 목적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 목적을 위해 받은 일을 해야 하는, 대충 그런 상황이 벌어졌던 겁니다. 어휴, 그러다보니 한동안 엄청 진도가 안 나가더군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원고를 쓰고 책을 낼 수 있었던 건, 폭풍을 피해 물러서려는 절 붙잡고 함께 춤추어준 사람들 덕분입니다. 할 수 있다고 용기주고, 함께 해보았으면 하는 것들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서로의 욕망(?)을 북돋우며 우리는 여전히 꽤 단단하게 새로운 무언가를 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물러서지 않는 마음>은 어떤 문제에 대해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논리와 체계를 세운 스물 여섯 명의 철학자들을 다룬 책입니다. 그들 역시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거나 평생 한치의 흔들림 없이 살 수는 없었겠지만, 최소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어느 한 순간만큼은 꽤 멋지게 살아냈습니다. 아, 물론 이 책에는 그 ‘순간’의 결과물이 담겨 있고요.
여전히 많이 서툰 글솜씨와 부족한 공부가 엮인 책이지만, 그래도 이 책이 폭풍우를 지나는 당신에게 잠깐의 춤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쓰는동안 그랬던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