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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형 Dec 20. 2022

어떤 친구의 글에 대해

스무 살이 갓 되었을 무렵, 어른들로부터 ‘이제는 평생 갈 친구를 만나기 어려울 거라’는 류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이야기가 틀린 말이라는 걸 알게 된 건, 대학에 입학하고 채 며칠이 지나지 않은 뒤였다. 같은 과에, 같은 전형으로 입학한 우리는 금세 십 년쯤 알고 지낸 사이처럼 수많은 기쁨과 아픔을 함께 했다. 


친구는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어느 날 반쯤 농담 섞인 목소리로 서로에게 약속했다. 친구는 등단한 시인이자 펜싱 국가대표가 되기로, 나는 글을 쓰고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로 말이다. 우리의 약속은 여전히 완성되지 못한 채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지만, 이 글을 보니 왠지 친구의 약속이 모두 지켜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명은 ‘시와 칼’, 그는 시처럼 아름답게 펜싱을 하고 칼처럼 명료한 글을 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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