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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펭귄 Jun 16. 2020

풍랑 속의 뱃사람

거친 풍랑은 배를 미친듯이 흔들고

갑판은 혼란에 휩싸이겠지만

살아야겠다는 생각만이 가득찬

뱃사람들의 정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격류 옆의 난간을 붙잡고 간신히 버티고 있으나

그 난간이 너무 소중해진 나머지

장바구니 대신 시장에 들고가는 바보는 아니여라.


한시간의 노력으로

일분의 행복을 만드는 자를 보고

바보라고 부르는 바보는 되지 말자!

달걀 노른자 10개를 써서

겨우 한 컵이 나오는 레몬 커드처럼

그건 비효율이 아니라

응축이라고 불러야 마땅할거라.


여름날에

쓸데없이

하늘이 예쁜날이 많더라.

특히 파스텔풍의 황혼이 말이야, 엄청나.

지나가던 중학생이 멍하니 보고 있더라고.

내가 옆에서 기다렸더니

야동보다 들킨것처럼 머쓱하게, 지나갔다.

사실은 그 다음에 나도 멍하니 보고 말았지. 심지어 사진도 찍었어.

그건 정말

쓸데없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그 많은 날의 하늘 중

딱 핸드폰 액정 크기만큼만

너에게 전할 수 있다면

그 장바구니 속의 하늘이

격류 옆의 난간이고

일초의 행복이고


그순간 나는 풍랑 속의 뱃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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