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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CCTV설치 현실화가 된다면?

교육이슈를 편안하게

by 훈민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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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평범한 교사이다. 교사의 입장이다 보니, 교사 편을 들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모두의 의견이 다르고 모두 소중한 의견이니 이러한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


예전부터 끊임없이 이야기 나오고 있는 주제가 있다.

학교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

학교 일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학교에 cctv가 없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학교에도 당연히 CCTV가 있다. 다만 건물 밖에 있다.

학생들 하교 후의 시간에는 운동장을 개방하는 학교도 많아서 학교로 들어올 수 있는 입구에는 CCTV설치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오늘 다루고 싶은 이야기인 학교 CCTV는 학교 건물 내의 CCTV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때(당시 학교폭력이라는 주제가 이렇게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다.) 나는 학교에 CCTV가 있는 줄 알았다. 복도, 교실 등 모든 곳에 카메라가 있어서 잘못을 저지르면 즉각 누군가가 나타나서 혼낼 줄 알았다. 물론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어린 나는 참으로 답답하였다. 교실에 도둑이 들면 교실에 CCTV만 있다면 바로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복도에 CCTV만 있다면 누가 먼저 때렸는지 말싸움하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로 적용한다면 여전히 도둑질과 다툼도 있지만 가장 큰 이슈는 학교폭력이 아닐까?

학교 교실이나 복도에 CCTV를 설치하여 학생 안전과 범죄 예방을 하자는 목소리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논란도 존재한다.


CCTV 설치의 필요성

1. 안전강화 : 앞서 말한 학교폭력이나 도난, 외부침입 등 사고를 예방하고 사건 발생 시 증거 확보에 유용하다.

2. 생활지도 효과 : 복도와 공용 공간에서 학생들의 행동이 개선되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또한 교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3. 교권보호에도 효과: 교사에 대한 폭언, 폭행 또는 무시하는 언행, 행위가 모조리 녹화되고 있다면 학생들도 쉽사리 교권침해 행위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입장도 물론 존재한다.

CCTV 설치의 부작용

1. 사생활 및 인권침해 : 학생과 교사의 행동이 지속적으로 감시되며, 자유로운 학습 환경과 표현의 자유가 제한도리 수 있다.

2. 근본적 해결책 부족 : CCTV 설치는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며, 오히려 불신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또한 교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3. 교육 활동 위축 : 교사와 학생 모두 감시받는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창의적이고 자율적이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학생의 생활태도를 지적하거나 훈계할 시 사소한 부분을 가지고 아동학대로 신고할 수 있다.


나의 생각을 밝히기 전에 먼저 CCTV를 무슨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를 정해야 할 것 같다.

1. 어떠한 사건(아동학대 또는 학교폭력, 절도 등)이 일어난 후 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한 증거수단

2. 군대 CCTV병이 있듯이 상주하여 살펴보고 사건 발생 전에 미리 방어


나는 1번이라고 생각한다. 2번은 부작용으로 뽑았던 사생활 및 인권침해가 너무 지나치다. 실시간으로 감시받는다면 감옥에 있는 범죄자 보다도 못한 삶일 것이다.


그럼 1번 사건의 전말을 알기 위한 증거자료로 CCTV를 설치한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의견은

나는 CCTV 설치에 일부 찬성한다.

복도와 계단에는 설치를 찬성한다. 그곳에서는 부작용으로 뽑았던 교육활동 위축에는 크게 상관이 없을 것이다. 또한 학교는 복도를 제외한 다른 출입구가 없다.(창문으로 탈출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증거를 찾기 위한 목적이라면 복도만 해도 충분하다.

나는 교실에서의 CCTV설치는 반대한다.

그 이유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나의 수업, 근무를 항시 감시받는 것은 유쾌한 일이 아니고 요즘 사회에서 학생에게 조금만 고성을 지르거나 혼을 내도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마당에 그런 자료까지 만들어준다면 교사로서는 설 자리가 너무 위태롭다.

또한 학생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았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성을 이루고 내 것을 양보하고 내 것을 주장하고 사회에 일원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아이들은 미숙하다. 실수도 많고 본인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전체적인 사회로 보았을 때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것을 교사가 지도하고 친구들과 사과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해 나간다. 하지만 이를 CCTV로 녹화하여 한 프레임 한 프레임 따져가면서 지적을 한다면 과연 무죄인 학생은 있을까? 학생입장에서는 너무 답답하고 갑갑한 학교생활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늘이 사건 때문에 다시 CCTV 설치가 이야기 나오고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하늘이가 죽은 게 CCTV 때문인가?

CCTV가 있다면 하늘이가 죽지 않았을까?

만약 카메라가 무서워서 교실에서 안 죽였다면 다른 곳에서 다른 아이가 죽진 않았을까?


앞서도 언급했지만 CCTV설치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이 도움이 된다면 온 세상을 감시하고 검열하는 중국에는 범죄가 왜 일어나는 것인가?

증거 자료를 위한 CCTV설치는 복도나 계단이면 충분하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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