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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법은 어떤 식으로?

by 훈민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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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평범한 교사이다. 교사의 입장이다 보니, 교사 편을 들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모두의 의견이 다르고 모두 소중한 의견이니 이러한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나는 친한 학교 선배의 집들이가 있어서 오랜만에 만나 술 한잔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단톡방에 올라온 기사를 보고 두 눈을 의심하였다.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과 교사가 칼에 찔려 쓰러져 있었다....


작년까지 안전 업무를 담당한 나로서 눈앞이 캄캄해졌다. 요즘 학교에 외부인들이 학생들이 있어도 산책하러 들어오고 졸업한 중학생, 고등학생도 마구마구 들어오는 모습이 안전담당으로써는 매우 불편하였다.

결국 터질게 터졌구나 생각하는 와중에 충격적인 후속기사를 보았다.

범인이 교사..?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충격에 빠진 부분이 이 부분일 듯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을 살인?

이 문장은 내가 살면서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도 없고 소설, 영화, 드라마에서도 본 적이 없는 말도 안 되는 공상과학 같은 문장이었다.


즐겁게 술을 마시던 우리는 급속도로 표정이 굳어갔고 비통한 마음에 아무도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다.

다들 "진짜야? 가짜뉴스 아니야?"라는 현실을 부정하는 말 밖에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뉴스는 사실이었다. 정신을 차린 나는 슬프게도 이기적 이게도 '큰일 났다..'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정말 어리고 소중한 영혼이 하늘나라로 갔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몹시도 미웠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교사가 학생을 죽였다.. 그것도 학교에서... 내가 부모라도 눈이 돌아가고 둘째부터는 내 아이가 학교에 있는 순간순간이 너무 불안하고 미칠 듯이 괴로울 것 같았다. 부모의 마음의 100분의 1도 이해하지 못한 나도 너무나 괴로웠다.


그럼에도 동시에 이 사이코패스 교사가 불러온 비극이 우리 교직에 무조건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사실이 너무 두렵기도 하였다.



대학 동기들과 10명이 모이면 그중 2~3명은 정신과를 다닌 경험이 있었다.(6년 차밖에 안 된 아주 저경력임에도...)

다들 정신병이 있거나 심각한 우울증을 앓거나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충동이 드는 사이코패스는 당연히 아니다.


교사는 예전부터 학생을 위해 희생하고 참아야 하고 모범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사회 저변에 깔려 있었다. 그리고 교직에서도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받는 사람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분명히 존재하였다.


하지만 서이초 사건 등 교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잇달아 일어나자 교사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에 상담을 받고 치료받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많은 교사들이 정신과진료를 받고 심각한 경우 병휴직에 들어가기도 하였다.


대부분 학교에서의 악성민원 또는 흔히 금쪽이라 부르는 문제아동에 의한 정신과 진료다.


실제로 내 주변에도 착하고 성실하여 사랑으로 보듬다가 결국 지쳐 병휴직에 들어간 선배 선생님들도 많이 보았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면 많은 국회위원들은 하늘이 법을 제정하고자 한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정신질환 등으로 정상적인 교직 수행이 어려운 교원에 대해 직권휴직이나 면직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학교 안전 대책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하늘이 법 추진 배경과 주요 내용으로는 정신질환 등으로 교직 수행이 곤란한 교원에 대해 일정한 절차를 거쳐 직권휴직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며, 복직 시 정상 근무 가능성 확인을 필수 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교원이 폭력성 등 특이증상을 보일 경우 긴급 개입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될 예정이이다. 이는 기존의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규칙을 법제화하고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맞는 말이고 필요한 법안이다. 나는 찬성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 안 된다. 학교의 등하교 및 주변을 지켜주시는 배움터지킴이 선생님 한 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범죄사실조회도 할 만큼 학교는 아주 조심스러운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교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하지만 교사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많은 문제점이 있다.


먼저 복직하는 교사를 심의하는 위원회 구성에 관련된 문제이다. 이 구성에는 꼭 들어가야 하는 사람이 있다. 먼저 지방교육에 총책임자인 교육감이 들어가야 하고, 정신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정신과의사 또한 포함되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학부모가 추천한 사람과 심지어 학생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솔직히 너무나도 말이 안 된다. 코로나 걸린 교사가가 다시 일에 복직하기 위해서 코로나를 진단할 수 있는 의사와 책임질 상사가 들어가야지 거기에 학생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말이 되는가? 그럼 그 학생 또는 학부모가 주변에 그 교사에 대한 말을 전하고 다닌다면 그 문제는 어찌 해결할 생각인가?


학생의 인권도 중요하다. 하늘이는 너무나도 불쌍하게 하늘나라로 갔다.

하지만 이 하나의 사건을 보고 정신과 진료를 받는 교사 = 언제든지 학생을 죽일 수 있는 교사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변태적 성향을 가진 한 명의 의사가 수술 중인 환자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있다면, 그 의사를 피해 다른 병원으로 가야지, '의사는 이제 못 믿어 병원 안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정신적 문제가 있는 한 명의 소방관이 건물에 방화하는 사건이 있다면 그 소방관이 감옥으로 잡혀 들어가야지 정신적 진료받는 (예를 들면 구조 중 생긴 트라우마) 모든 소방관을 정상인지 시민들이 모여 심사하자고 말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건 개인의 잘못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구조적 방어막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신과 진료를 받는 모든 교사들을 억압하고 잠재적 살인자로 규정할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하늘이 법은 아래의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져야 한다.


1. 문제가 보이거나 발생한 교사는 즉시 해고, 정직 또는 휴직을 명해야 한다.
2. 복직하는 교사를 심사하는 위원회를 만들고 싶다면 의학적인 전문가와 교육적인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을 구성하고 비밀유지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3. 이 사건을 빌미로 삼아 교사들의 정신과 진료를 억압하고 눈치 주는 교육사회 분위기는 절대 형성되면 안 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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